"AI 준비 기업 아닌, 이미 돈 버는 AI 기업"
AI 패러다임 변화···'에이전트'와 '주권'의 결합
오픈소스로 글로벌 표준 선점···최종 목표 '소버린 에이전틱 OS'
김연수 한컴 대표가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발표를 진행 중이다./ 사진=양대규 기자
| 스마트비즈 = 양대규 기자 |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인공지능(AI) 전략의 다음 단계를 공식화했다. AI 기능 추가를 넘어, 데이터 주권과 자율형 AI를 결합한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중장기 사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열린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한컴은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전환한다”며 “먼 미래의 청사진이 아니라 이미 실적으로 AI 기업 전환을 증명해왔고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AI 패러다임 변화···'에이전트'와 '주권'의 결합
김 대표는 기존 AI가 질문에 답하는 보조 도구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를 완성하는 자율형 AI 시대가 열린다고 말했다.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에이전틱 OS가 새로운 플랫폼이 된다"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 분석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시장은 2025년 70억달러에서 2032년 932억달러로 7년 만에 1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주권 강화도 강조했다. "데이터 주권이 권고 수준을 넘어 법적 의무가 되고 있다"며 EU AI Act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공공·국방·금융·헬스케어 등 민감 데이터 영역에서는 빅테크 클라우드 의존이 어려워지고, 국가·기관 단위의 독립적인 AI 운영 환경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컴은 이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서 '소버린 에이전틱 OS' 시장이 열린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2030년 관련 유효 시장을 약 70억~100억 달러(약 10조~14조원) 규모로 추산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발표를 진행 중이다./사진=한컴
"AI 준비 기업 아닌, 이미 돈 버는 AI 기업"
김 대표는 실적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2025년 한컴 별도 매출은 1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는데, 증가분의 54.2%가 AI 사업에서 발생했다.
AI 패키지 매출은 8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 수준이지만 성장 기여도가 압도적이었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465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AI 매출은 52억 원으로 비중이 11.21%까지 확대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AI 매출 비중이 사실상 ‘0%’에 가까웠던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변화다.
김 대표는 "한컴은 AI를 준비하는 회사가 아니라 AI로 돈을 버는 회사"라며 "지난 3년간 진행한 4단계 로드맵의 결과"라고 말했다.
회사 전략은 ▲2022~2023년 AI 기술 내재화 ▲2024년 솔루션 상용화 ▲2025년 AI 매출 가시화 ▲2026년 AI 드리븐 성장 단계 진입으로 이어졌다.
한컴의 AI 사업 모델은 신규 시장 개척보다 기존 고객 기반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약 20만 오피스 고객 위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구조로 고객 확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ARPU(고객당 평균 매출)를 높였다. 그 결과 2025년 별도 영업이익은 509억원, 영업이익률 약 29%를 유지했다.
AI 도입 속도도 빠르다. 2026년 1분기 기준 B2B 고객 중 AI 패키지 도입률은 4.2%로,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은 제품임에도 글로벌 빅테크 AI 전환율(약 5%)과 유사한 수준이다. SaaS 고객의 54%가 계약 갱신 시 AI 패키지를 선택했다는 점도 시장 수용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가장 민감한 비정형 데이터를 한컴에 맡겼다는 의미"라며 "향후 에이전트 서비스가 즉시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발표를 진행 중이다./사진=한컴
오픈소스로 글로벌 표준 선점···최종 목표 '소버린 에이전틱 OS'
글로벌 확장 전략의 핵심은 오픈소스다. 폐쇄적 플랫폼 경쟁 대신 생태계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표 사례가 오픈 데이터 로더(ODL)다. 전 세계 문서의 상당수가 PDF 형식으로 생성되는 환경에서, 비정형 데이터를 추출·구조화하는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ODL 2.0은 문서 분석 벤치마크 주요 항목에서 글로벌 경쟁 솔루션을 앞서는 성능을 기록했고, 출시 두 달 만에 깃허브 트렌딩 1위에 오르며 개발자 생태계 확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컴은 핵심 엔진을 개방하고 상위 기능과 B2B·B2G 솔루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오픈 코어' 전략을 택했다. 예컨대 법제화가 진행 중인 PDF 접근성 시장만 해도 약 8억2600만달러 규모로 연평균 13% 이상 성장하는 분야다.
김 대표는 지난 3년간의 AI 투자와 사업화를 "최종 전환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AI가 스스로 일을 끝내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개별 모델이 아니라 이를 통제하고 운영하는 OS"라며 “한컴은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영역에서 글로벌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한 한컴은 이제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공식화했다. AI 기능을 더하는 수준을 넘어 운영 체계(OS) 경쟁으로 무대를 옮기겠다는 말이다. 김 대표의 표현처럼 미래 비전 제시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전환의 공식 확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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