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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실판 '스파이더맨 실' 개발 "강철보다 2배 강하고 가벼워"

영화 속 스파이더맨이 뿜어내는 거미줄은 늘 '말도 안 되는 강도'의 상징이었다. 국내 연구진이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거미줄 닮은 실을 현실로 구현했다.

현실판 '스파이더맨 실' 개발 "강철보다 2배 강하고 가벼워"

한양대·단국대, DNA와 거미줄의 비밀을 풀어낸 초강력 섬유

강철보다 2배 강하고 무게는 4분의 1

국내 연구팀이 영화 속 스파이더맨이 쓰던 거미줄처럼 강하고 가벼운 실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강철보다 2배 강하고 무게는 4분의 1정도 가볍다.[사진= 한국연구재단]

영화 속 스파이더맨이 뿜어내는 거미줄은 늘 '말도 안 되는 강도'의 상징이었다. 국내 연구진이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거미줄 닮은 실을 현실로 구현했다.

한양대학교의 한태희·위정재 교수, 단국대학교의 엄원식 교수 공동연구팀은 DNA와 거미줄이 공통적으로 가진 이중나선 구조의 원리를 그대로 실험실에서 재현해, 강철보다 2배 강하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 초강력 연속 섬유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항공우주, 국방, 첨단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볍고 강한 섬유형 소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열과 기계적 하중을 동시에 견뎌야 하는 반도체와 경량화 및 고강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항공 기체나 방호 소재 분야에서 핵심 기반 기술로 인식된다.

거미줄이 강한 이유는 단순히 '재료'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분자들이 나선형으로 정교하게 꼬이고 결속되는 계층적 구조 덕분이다. DNA 역시 마찬가지다. 연구팀은 바로 이 원리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선택한 소재는 PBDT라는 아라미드계 고분자다. 이 물질은 물속에서 DNA처럼 스스로 이중나선 구조를 형성하는 특이한 성질을 가진다. 문제는 이 나노 수준의 정교한 구조를 깨뜨리지 않고, 수 킬로미터짜리 '실'로 뽑아낼 수 있느냐였다.

연구팀의 해법은 4단계 계층적 제조 공정이었다. 먼저 분자를 한 방향으로 세우는 정렬 단계, 칼슘 이온으로 구조를 단단히 묶는 결속 단계, 실을 잡아당겨 정렬도를 높이는 인장 단계를 거친다. 마지막이 핵심이다. 밧줄을 꼬아 더 강하게 만드는 원리를 응용한 수계 비틀림 압축 공정으로 내부 빈틈을 없애고 섬유 간 접촉을 극대화했다.

이 일련의 과정은 분자 → 나노 → 거시 구조로 이어지는 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는 전략이다. 쉽게 말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분자 수준의 정교함을 실 한 가닥에 그대로 담아낸 것이다.

완성된 실의 인장강도는 1.2 GPa, 영률(강성)은 103 GPa. 기존 필름 형태 대비 강도는 5.8배, 강성은 6.3배 향상된 수치다. 강철과 비교하면 강도는 2배 이상 높고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다. 즉, 같은 무게라면 이 실이 강철 와이어보다 8배 이상 강한 힘을 버틸 수 있다.

이번 기술은 수 킬로미터 단위의 연속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했다. 실험실의 성과가 실제 공장에서도 통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독성 화학 용매 없이 물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공정이며, 특정 조건에서 구조를 풀어 재구성할 수 있어 재활용도 가능하다. 고성능·친환경·재활용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한태희 교수는 "거미줄과 DNA가 가진 정교한 구조적 비밀을 산업용 실로 구현한 것이 핵심"이라며 "항공우주, 반도체, 방호 등 첨단 산업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이 뉴욕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게 했다면, 이 실은 머지않아 우주선의 동체를, 방탄복의 섬유를, 그리고 로봇의 관절을 지탱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3월 2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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