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 속에서 현대카드가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수익성 지표는 악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카드라는 브랜드에 여전히 혁신적 이미지가 유지되고 있으나, 핵심 전략의 효과가 약화되면서 차별화 포인트가 흐려지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에 <뉴스워치>는 현재 현대카드의 핵심 전략이 수익성과 성장성의 관점에서 균형 있게 추진되고 있는지 그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_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현대카드의 고민①] 애플페이 짊어지고 '외로운 독주'
(계속)
현대카드 사옥. 사진=박수진 기자
| 뉴스워치= 박수진 기자 |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단독 제공이 3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타 카드사 및 은행에서도 도입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으나 실제 출시에 이르지 않는 이유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수수료 부담과 수익성 악화 우려, 향후 삼성페이 유료화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카드사 전반에서 일어나는 실적 부진 속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수익 창출 수단보다는 국내 결제 인프라 확산의 일환이자 고객 편의 제공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20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2023년 3월 애플페이 개시 이후 호실적을 거뒀다. 출시 이후 한 달 간 35만 장을 넘어서는 카드가 새롭게 발급됐고, 결제 건수는 출시 100일 만에 2580만 건을 넘어섰다. 2023년에는 전년보다 회원 수가 69만명(6.2%) 증가하고,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9%·4.3%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해외 신용카드 실적 부분에서는 2023년부터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타사의 애플페이 도입은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최근에는 토스뱅크까지 도입을 검토하고 출시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 서비스 개시로는 연결되지 않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관망을 애플페이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높은 수수료, 삼성페이 유료화 전환 우려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가 애플에 지불하는 결제 수수료는 건당 0.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영세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의 업황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수료 체계는 카드사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에 애플페이 결제 시 필요한 NFC(근거리무선통신, Near Field Communication Payment) 단말기 보급이 여전히 비교적 제한적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막대한 수수료 비용 대비 실질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페이 도입이 실적 개선보다 수익성 악화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애플페이 확산이 간편결제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서비스 확대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다수 카드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와 달리 수수료 없이 운영 중이지만 경쟁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하면서 삼성전자가 향후 수수료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수익성이 불확실한 애플페이를 도입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삼성페이 유료화 부담까지 떠안을지, 혹은 애플페이를 통한 신규 카드 발급과 고객 유치, 결제 확대 효과를 택할지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으로 선점 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결제 수수료 부담과 수익성 우려, 업황 부진 등이 중첩되며 '계륵 같은 서비스를 짊어지고 외로운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는 시선도 동시에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출시하면서 국내 결제 생태계 발전과 선순환에 대한 기대 등을 강조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배경에는 고객들의 결제 편의를 위한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자신의 SNS에 "수익성은 모든 기업에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카드회원들이 외국에 나가서 애플페이와 터치 결제가 안 되고 80개 국가에서 이미 쓰이는, 가장 안전하다는 EMV 결제방식이 한국에 못 들어왔음을 속상해 하는 뜨거운 마음도 가끔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세간에서 생각하는 만큼 그리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라면서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냉정과 열정이 공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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