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삼성SDS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KKR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표면상 이유는 자금 조달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삼성SDS가 15일 발표한 KKR 투자 유치의 전략은 글로벌 인수합병(M&A) 교두보 확보와 해외 사업 거점 선점의 두 축으로 요약된다.
현금 6.4조 있는데 왜 빌렸나
삼성SDS는 2025년 12월말 기준 6조4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 단순히 자금이 부족해서 투자를 유치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1조2000억원짜리 전환사채(CB, 일정 조건이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발행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KKR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삼성SDS 지분 약 8%를 갖게 된다. KKR은 단순한 재무 투자자가 아닌 실질적인 소수 주주가 된다.
KKR은 향후 6년 동안 삼성SDS에 M&A, 자본 활용, 글로벌 사업 기회 발굴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6년'이라는 자문 기간에서 이번 투자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KKR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굳이 6년이라는 장기 약속을 맺을 이유가 없다. 삼성SDS가 원하는 것은 KKR의 자금이 아니라 KKR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M&A 실행력이다.
'후지소프트·Ensono·DATAGROUP'에 투자한 KKR
KKR의 정보기술(IT)서비스 투자 이력을 보면 삼성SDS가 왜 이 파트너를 택했는지 윤곽이 드러난다. KKR은 글로벌 IT서비스 기업들에 잇달아 투자했다. 일본에서는 베인캐피털과의 치열한 인수 경쟁 끝에 6283억엔 규모로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 후지소프트(Fuji Soft)를 인수했다. 미국에서는 메인프레임부터 클라우드까지 기업 IT시스템 관리를 통합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IT서비스 업체 에노소(Ensono)를 인수했다. 독일에서는 IT솔루션 업체 DATAGROUP에도 투자했다. 아시아·유럽·북미 IT서비스 시장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쌓아온 셈이다.
삼성SDS는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M&A 타깃 발굴과 현지 사업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국내 IT서비스 기업이 해외에서 M&A를 시도할 때 가장 큰 장벽은 현지 인수 대상 발굴과 실사 역량이다.
KKR은 이미 이 시장에서 수십 건의 딜을 실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가 "KKR의 역량을 활용해 M&A를 포함한 다양한 성장 기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맥락이다. 삼성SDS는 신규 자금과 기존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투자 외에 피지컬 AI(Physical AI·로봇·자율주행 등 물리 세계와 결합한 AI), 스테이블코인(stablecoin·법정화폐와 연동된 가상자산) 등 신사업과 해외 M&A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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