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의료 분야에서도 최근 이제는 ‘더 나은 치료’ 뿐만 아니라,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 기술 역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MRI는 정밀 진단에 필수적인 장비지만, 동시에 높은 에너지와 자원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솔루션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자원은 ‘헬륨’이다.
MRI는 초전도 자석을 냉각하기 위해 액체 헬륨을 사용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발되는데, 헬륨은 자연 상태에서 재생되지 않는 희소 자원이다. 또한 천연가스 처리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이라는 특성상 채굴과 정제, 운송 과정에서 환경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의료기기 리딩 기업들은 일제히 헬륨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영상진단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필립스 헬륨프리 3.0T MR 시스템 '블루실 호라이즌' 플랫폼
사진제공=필립스
헬륨 사용량 감소는 비재생 자원 보존뿐 아니라, 운송과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하며, 병원 단위 탄소 발자국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의료기관이 환경적 책임을 실질적 운영 수준서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먼저 필립스의 블루실 마그넷이 헬륨 제로화의 대표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루실 마그넷은 완전 밀폐형 자석 구조를 적용해 헬륨을 외부로 보충하거나 방출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헬륨 손실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헬륨 사용량을 약 7리터 수준으로 줄였다.
1.5T MRI 플랫폼 마그네톰 플로우.플러스
사진제공=지멘스 헬시니어스
이는 기존 대비 99% 이상 헬륨 사용량을 절감한 수준으로, 헬륨 재보충이 필요 없는 운영 환경을 구현했다. 필립스는 2018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2,220개 이상의 블루실 시스템을 설치해 기존 마그넷 제조 방식 대비 600만 리터 이상의 헬륨을 절감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 역시 차세대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1.5T MRI ‘마그네톰 플로우.플러스’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번 장비는 냉각용 액체 헬륨 양을 1,500리터에서 단 0.7리터로 극감시키는 ‘드라이쿨(DryCool)’ 기술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필립스와 마찬가지로 자석을 완전히 밀봉해 헬륨 손실 없이 순환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이 돋보인다. 여기에 대기 상태의 냉각 부품 전원을 차단하는 ‘에코 파워 모드’와 자동 절전 기능인 ‘에코 그래디언트 모드’를 지원해 병원의 에너지 소모를 효율적으로 통제한다.
GE헬스케어는 RSNA 2025서 프리리움 기술을 조명하며 헬륨 줄이기에 동참했다.
사진제공=GE헬스케어
GE헬스케어 또한 차세대 밀폐형 마그넷 플랫폼인 ‘프리리움’을 내세워 헬륨 의존도 낮추기에 동참하고 있다. 기존 마그넷 기술 대비 헬륨 사용량을 1% 미만으로 줄이면서도, 전력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타협하지 않도록 고안됐다.
더불어 GE헬스케어는 시스템 부품 재사용과 ‘컨티늄(Continuum)’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 리터의 헬륨을 절약했으며, 딥러닝 AI 기반의 영상 재구성 기술을 통해 검사 품질은 향상하는 동시에 기기 에너지 소비를 30% 가량 절감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이제는 장비의 성능뿐 아니라, ESG 물결 속 환경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는 향후 의료 시스템 전반의 경쟁력과도 연결될 수 있는 요소다.
글로벌 톱클래스 기기 기업들의 기술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친환경 및 운영 효율을 동시에 고려한 MR 기술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의료 기술이 자원 효율과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민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MRI를 포함한 영상진단 분야에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폭넓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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