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 원료, 카타르·이스라엘 의존 높아
삼전하닉, 공급망 다변화해 전쟁 영향 최소화
전쟁 길어질수록 수급·가격 모두 부담 커질 듯
경기 평택시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미국-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반도체 생산 공정 원료 수급 불안정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2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안정적인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전쟁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짚은 것처럼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이란 전쟁의 후폭풍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는 핵심 원료는 헬륨과 브롬이다. 각각 반도체 웨이퍼를 냉각하고 식각하는 공정에 쓰이는 필수 원료다. 헬륨은 카타르가 세계 공급량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롬 역시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세계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수입 헬륨의 64.7%가 카타르산이며, 수입 브롬 중 97.5%는 이스라엘산이다. 모두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 내에 있는 국가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정에 들어갈 헬륨과 브롬을 수개월 치 비축해둬 아직까지는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 기업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큰손'으로 자리한 만큼,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그간 공급망을 다변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헬륨은 카타르 외에 미국, 뉴질랜드에서도 들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 등에선 헬륨과 브롬을 비롯한 반도체 공정 원료들의 가격 상승을 전망하지만, 국내 업계 관계자는 "아직 원료 가격 변동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전쟁이 더 길어지거나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이 생길 경우엔 국내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공급망을 다변화했더라도 특정 공급선이 완전히 단절된다면 바로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다행히 전쟁이 머잖아 끝난다고 해도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산업 원료의 공급망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업계에선 모처럼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성장 기회를 잡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전쟁의 영향이 얼마나 미칠지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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