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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헬륨 사용 줄인 MRI, 환경 부담·병원 운영 효율 동시 개선

의료뿐 아니라 반도체, 항공우주, 연구 분야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면서 시장 규모는 2025년 40.5억 달러에서 2035년 7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MRI 한 대를 운영하기 위해 약 1500ℓ 수준의 헬륨이...

헬륨 사용 줄인 MRI, 환경 부담·병원 운영 효율 동시 개선

필립스 '블루실(BlueSeal) 마그넷' MRI

[라포르시안]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은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사회 전반의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됐다. 최근 지구의 날은 단순한 인식 제고를 넘어 산업 구조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환경은 더 이상 특정 분야의 과제가 아닌 모든 산업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운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OECD 국가 기준 헬스케어 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라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간과됐던 환경 영향이 이제는 주요 관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 현장의 인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3년 Future Health Index 2023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 헬스케어 리더들 사이에서 지속가능성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는 비율은 2021년 3%에서 2022년 25%로 급증했다. 다만 적절한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업계 전반의 표준화 부족 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지적됐다.

결국 의료 분야에서도 이제는 단순히 ‘더 나은 치료’를 넘어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 기술 역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영상진단 장비에서도 구체적인 과제로 나타난다. 특히 MRI는 정밀 진단에 필수적인 장비지만 동시에 높은 에너지와 자원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솔루션이다.

그중 핵심 자원은 ‘헬륨’이다. MRI는 초전도 자석을 냉각하기 위해 액체 헬륨을 사용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발된다. 헬륨은 자연 상태에서 재생되지 않는 희소 자원으로 채굴과 정제 및 운송 과정에서도 환경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헬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의료뿐 아니라 반도체, 항공우주, 연구 분야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면서 시장 규모는 2025년 40.5억 달러에서 2035년 7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MRI 한 대를 운영하기 위해 약 1500ℓ 수준의 헬륨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장비 운영 요소를 넘어 자원 관리와 비용·공급망 리스크까지 연결되는 문제다.

특히 헬륨은 ‘소모되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MRI 운영 방식 자체가 환경과 직결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헬륨 보충과 유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 부담 역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헬륨 사용 줄인 MRI 기술 ‘블루실 마그넷’

이 같은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로 필립스 ‘블루실(BlueSeal) 마그넷’이 주목받고 있다. 블루실 마그넷은 완전 밀폐형 자석 구조를 적용해 헬륨을 외부로 보충하거나 방출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헬륨 손실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헬륨 사용량을 약 7ℓ 수준으로 줄였다. 이는 기존 대비 99% 이상 헬륨 사용량을 절감한 수준으로 헬륨 재보충이 필요 없는 운영 환경을 구현했다.

필립스는 2018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2220개 이상 블루실 시스템을 설치해 기존 마그넷 제조 방식 대비 600만ℓ 이상의 헬륨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혁신은 단순한 자원 절감을 넘어 MRI 설치와 운영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헬륨 공급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외부 자원 공급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구조가 형성되며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운영 회복탄력성’(resilience) 확보에 기여한다.

또한 기존 MRI 설치에 필수적이었던 배기 설비(vent pipe)가 필요 없어지고, 장비 무게 역시 감소하면서 병원 내 설치 제약이 완화된다. 이는 MRI를 특정 대형 병원 중심 장비에서 더 다양한 의료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가 진단 성능 저하 없이 구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술 변화가 실질적인 운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헬륨 인프라 구축과 유지 비용이 줄어들고, 정기적인 보충과 관리 부담이 감소한다. 헬륨 공급 지연이나 중단으로 인한 장비 운영 리스크 역시 낮출 수 있다.

설치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장비 설치 조건이 완화되면서 중소형 병원이나 지방 의료기관에서도 MRI 도입이 더 용이해질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진단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특정 지역이나 병원 규모에 따라 제한됐던 MRI 접근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또한 헬륨 사용량 감소는 비재생 자원 보존뿐 아니라 운송·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며 병원 단위의 탄소 발자국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존 블루실 마그넷은 1.5T 시스템에 적용돼 왔으나 필립스는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 3.0T 블루실 플랫폼을 공개했다. 특히 3.0T MRI가 주력으로 활용되는 국내 의료 환경을 고려할 때 향후 블루실 기술이 적용된 고자장 MRI 도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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