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들이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식에서 ‘5·18 헌법 전문 수록’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포함한 개헌안의 국회 표결을 앞두고, 국민 67.3%가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은 헌법 전문 수록의 가장 큰 기대 효과로 ‘5·18에 대한 불필요한 역사 논쟁과 갈등 종식’을 꼽았다.
7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에듀테크에 의뢰해 지난 5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국민 5·18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7.3%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47.4%, ‘필요하다’는 응답은 19.8%였다. 반면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16.3%에 그쳤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헌법 전문 수록 필요성 점수는 72.1점이었다. 이는 지난해 71.4점보다 0.7점 오른 수치다. 최근 5년간 조사에서도 2022년 72.5점, 2023년 74.5점, 2024년 73.3점, 2025년 71.4점 등 매년 70점대 이상을 유지해 왔다. 재단은 이를 두고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꾸준히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헌법 전문 수록에 기대하는 가장 큰 변화는 ‘역사 논쟁과 갈등의 종식’이었다. 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담길 경우 가장 긍정적인 변화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4.8%가 ‘5·18에 대한 불필요한 역사 논쟁과 갈등이 종식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 존중의 문화가 우리 사회에 더욱 확고히 뿌리내릴 것’이라는 응답이 24.0%,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역사의식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15.5%로 뒤를 이었다. 헌법 전문 수록이 단순한 상징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정리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18의 미완의 과제도 여전히 뚜렷하게 확인됐다. 5·18과 관련해 가장 시급하게 밝혀내야 할 진실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6.6%가 ‘발포 책임 규명’을 꼽았다. 절반을 넘는 국민이 국가폭력의 핵심 책임 소재를 밝히는 일을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는 셈이다.
그다음으로는 ‘행방불명자 소재 파악’ 16.1%, ‘진실 은폐 과정 규명’ 14.3%, ‘인권 유린 실태조사’ 7.1% 순이었다. 진상규명조사위원회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발포 명령 체계와 책임 주체, 행방불명자 문제 등 5·18의 핵심 쟁점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5·18 민주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일상의 기념 문화 정착’이 30.9%로 가장 높았다. 이어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추진’ 21.9%, ‘추가 진상조사 기구 구성 및 미해결 과제 처리’ 19.8% 순으로 나타났다.
5·18 왜곡과 폄훼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는 처벌보다 교육과 제도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가장 필요한 조치로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의 올바른 역사 교육 및 교재 보급’이 35.5%로 1위를 차지했다.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5·18 팩트체크 시스템 상설 운영’은 29.5%로 뒤를 이었다. ‘역사 왜곡 행위자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는 20.7%였다.
5·18을 알리고 인식을 넓히는 방식으로는 문화 콘텐츠의 역할이 강조됐다. 올바른 역사 인식 확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묻는 질문에서 ‘영화, 드라마, 웹툰 등 5·18 소재 대중문화 및 문화예술 작품 제작 지원’이 40.6%로 가장 높았다. 세대와 지역을 넘어 5·18을 공감 가능한 이야기로 전달하는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올해 5·18 국민인식지수는 73.0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2.9점보다 0.1점 오른 수치다. 세부 지표별로는 5·18 기여도 74.4점, 인지도 62.6점, 5·18 이미지 82.1점으로 모두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5·18기념재단에 대한 인지도는 54.3%로 조사됐다. 재단 관련 소식을 접하는 주요 경로는 TV가 23.3%,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가 20.5%였다. 재단이 우선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는 ‘진상규명 및 진실알리기’가 61.0%로 가장 높아, 국민들이 재단에 기대하는 핵심 역할이 여전히 진실 규명과 역사 알리기에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헌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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