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라스틸 박스(solarstill box)작동 시제품
전기도, 연료도, 필터도 필요 없다. 햇빛과 작은 상자만으로 바닷물과 오염된 물을 깨끗한 식수로 바꾸는 디자인이 세계 무대에서 사회문제 해결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태양열 정수·담수화 장치 '솔라스틸 박스'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 콘셉트 2026' 사회적 임팩트 부문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를 수상했다.
▲ 탄자니아 현지에서 배상민 교수(파란색 조끼 착용) 연구팀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현장 조사 및 공동 디자인 워크숍
레드닷은 독일 iF,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출품작 가운데 혁신성과 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어지는 대상이다.
솔라스틸 박스는 햇빛으로 물을 증발시킨 뒤 수증기를 투명 덮개에 응축해 식수만 모으는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소금과 중금속, 박테리아 등 오염물질이 분리된다. 전력망과 상하수도 시설이 부족한 해안·염분 지역과 오염된 수원에 의존하는 저자원 지역을 주요 사용처로 삼았다.
▲ 지역식수 문제와 솔라스틸 박스의 필요성 제시
장치 내부에는 계단형 트레이를 적용해 물의 증발 면적과 태양열 이용 효율을 높였다. 평면 부품을 접어 포장하는 플랫팩 방식이어서 운송 부피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현지에서 약 20분이면 조립할 수 있다. 고장이 나더라도 장치 전체가 아닌 손상된 부품만 바꿀 수 있어 유지관리 부담도 낮췄다.
구호물품을 공급하고 끝내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설치하고 관리하도록 설계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끌어냈다. 연구팀은 월드비전과 상용화·현지 보급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주민이 제조와 유통, 관리에 참여하는 협동조합형 운영 모델까지 구상하고 있다.
▲ 태양열 기반 정수 담수화 장치 구조
이번 개발에는 배상민 교수를 비롯해 김정우 박사과정, 김민수 석사과정, 한승희 학부생이 참여했다.
배상민 교수는 "디자인은 사회문제를 풀고 삶을 바꾸는 도구가 돼야 한다"며 "깨끗한 물이 필요한 주민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지속가능한 식수 시스템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태양열로 물이 증발, 깨끗한 물만 분리 수집한다는 개념도
솔라스틸 박스는 오는 10월 공식 시상식과 전시를 통해 세계에 공개된다. /대전=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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