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이틀 연속 긴급 현안 점검
"특이 공격 발생하면 상황 공유" 요청
"AI 보안 위협은 상수... 중기 지원 필요"
AI 해킹 현실화, 보안 주도권 경쟁 치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 '미소스(Mythos)'로 사이버 보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보안 점검에 나섰다. 미소스는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를 공격할 수 있는 수준의 사이버 역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악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오후 국내 주요 기업 40개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간담회를 열고 AI 사이버 보안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전날 통신 3사,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쿠팡 등 주요 플랫폼 기업 CISO와 긴급 현안 점검 회의를 한 데 이어 일반 산업군에도 폭넓게 보안 점검을 주문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각 기업에 AI를 활용한 특이 공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상황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에는 주요 정보보호 기업과도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가 국내 정보보호 업계에 미칠 영향과 산업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진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AI로 인한 보안 위협은 상수라는 가정하에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가 기업과 각 기관에 확립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로 트러스트 보안은 모든 접근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시스템에 들어오는 요청마다 신원과 권한을 검증하는 방식을 말한다. 업계에선 "위험에 노출된 중소기업들의 보안 격차 해소에 정부가 나서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선 건 앤트로픽의 AI 모델 미소스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7일 미소스의 존재를 알렸지만, '너무 강력해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이를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미소스는 운영체제와 웹 브라우저 등 주요 소프트웨어에서 고위험 취약점 수천 건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철통 보안의 대명사로 통하는 운영체제 오픈BSD에서 27년간 발견되지 않았던 시스템 결함을 포착하고 침투 경로까지 설계했다고 한다. 'AI 해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 경고가 예상보다 빨리 현실이 됐다는 목소리가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미소스의 이런 능력이 해커나 범죄 조직의 손에 들어가면 사이버 공격 문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각국 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금융 시스템을 둘러싼 우려가 크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고, 영국 중앙은행 등도 금융권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안 AI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오픈AI는 14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 보안 취약점 탐지에 최적화한 'GPT-5.4-사이버' 모델을 일부 전문가들에게 우선 공개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미소스를 구글, 엔비디아를 비롯한 소수 기업에 제공하고 AI의 공격 역량을 방어 기술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젝트 글라스윙'을 출범시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