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싸게 대량 생산된 무기 실전서 위력
산업역량 없어도 직접 조립 적 타격
저비용·네트워크화 전쟁 승패 가를것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중동 지역의 전쟁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이란의 걸프국가 공격 무기 중 약 71%가 드론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불과 8일 사이에 1422대의 드론과 246발의 미사일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이러한 추세의 여러 가지 징후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란을 통해 미래 전쟁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지정학·안보 분석가인 마이클 호로위츠는 “우리는 이제 전쟁에서 정밀한 매스가 요구되는 시대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수십 년간 ‘정밀한 전쟁’은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스텔스 폭격기, 혹은 전투기를 운용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용 부품으로 제작해 무더기로 발사하는 일회용 드론을 의미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거대 산업 국가의 역량이 필요했던 일을 이제는 훨씬 규모가 작은 국가들이 직접 조립하고 개조해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드론의 보급으로 전쟁의 경제학이 완전히 뒤집히고 있다. 샤헤드급 드론은 보통 대당 3만 5000달러인 반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은 1기당 약 400만 달러 수준이다.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1기에 들어가는 돈으로 공격용 드론 100대 이상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전쟁의 셈법이다. 공격자가 고작 수천 달러를 쓸 때 방어자는 수백만 달러를 쓰며, 설사 드론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낸다 해도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혁명은 단순히 드론에 국한된 게 아니다. 진정한 혁명은 실전에서 저비용 자율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타격, 상업용 위성 영상, 회복력 있는 통신망, 통합 센서 및 사이버 도구들이 모두 하나로 결합돼 작동하는 새로운 군사 체계이다. 그 목적도 단순한 타격에 그치지 않는다. 적이 이동하거나 숨거나 회복하기 전에 더 빠르게 찾아내고 신속히 목표를 결정해 타격함으로써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지난해 실시한 미 공군 실험에서 AI는 10초 이내에 권고안을 생성했으며 사람이 주도하는 팀보다 30배가 많은 선택지를 제시했다. 캐슬린 힉스 국방부 차관은 2023년 미국의 군사력을 지원하는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구상에 대해 “작고, 똑똑하고, 저렴하고, 숫자가 많은 무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제 전쟁의 승패는 충분히 좋은 무기를, 충분히 저렴하고 신속하게 배치하고 이를 얼마나 지능적으로 네트워크화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이제 이란의 샤헤드-136을 모델로 한 저비용 공격 드론인 루카스를 실전에 배치했다. 전쟁의 논리가 바뀌면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이 제재를 받는 불량 정권으로부터 배우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셈이다. 이제 수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량이 됐으며 특히 소프트웨어와 자율성, 실시간 연결 기술과 결합할 때 그 위력이 더욱 강력해진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새로운 시대의 거대한 실험장으로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는 절박한 필요에 따라 전시 속도로 적응 모델을 구축했다. 우크라이나의 요격용 드론인 스팅은 대당 가격이 약 2000달러이며 최고 시속 280㎞로 비행한다. 제조사는 스팅이 2025년 중반 이후 3000대 이상의 샤헤드 드론을 격추했다고 언급했다.
군사적인 혁명은 여러 가지 심오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드론의 등장으로 전쟁은 각지에서 벌어지고 병사들은 쉴 틈이 없게 됐다. 인간이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게 되면서 전쟁을 구상하기는 쉬워졌지만 동시에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쉬워졌다. 또 이러한 치명적인 무기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테러 단체, 마약 카르텔, 갱단들이 한때 무기고를 갖춘 조직화한 군대의 영역이었던 전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1991년 걸프전은 첨단 기술이 전쟁을 정밀하게 만들 수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2026년 이란은 전 세계에 그보다 훨씬 더 중대한 사실, 즉 이제부터 정밀성의 대량생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가르쳐주고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는 단순히 최정예 무기 체계를 보유한 국가만이 아닐 것이다. 소수의 정교하고 고가인 무기를 막대한 수의 저가 드론과 결합해 운용할 수 있는 국가들이 전승국이 될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간의 판단은 컴퓨터 알고리즘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쟁의 미래이다. 그리고 그 미래는 우리 대부분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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