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본항전경(6~7부두). 울산항만공사 제공
정부의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논의에 대한 반발이 울산 항만업계를 넘어 전국 항만 노동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을 시작으로 울산지역 항만업계와 전국 5개 항만도시 시민사회가 잇달아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도 통합 반대에 가세했다.
울산항운노동조합은 29일 전국항운노련이 지난 27일 발표한 성명에 동참하며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울산항운노조는 "울산항의 독립적인 운영권과 투자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는 획일적인 조직 통합에 반대한다"며 "항만별 전문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공동 과제에 협력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항운노련은 항만공사가 정부의 중앙집중형 항만 운영에서 벗어나 항만별 산업구조와 시장 환경에 맞는 전문·책임경영을 구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항은 국제 환적과 글로벌 해운물류, 인천항은 수도권과 대중국 교역, 울산항은 국가 에너지 수급,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 산업 공급망을 각각 맡고 있어 하나의 기준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울산항은 국내 원유와 석유제품, 자동차 물동량을 처리하며 정유·석유화학과 자동차·조선산업을 뒷받침하는 산업지원항이다.
울산항운노조는 통합 이후 정책과 투자재원이 부산항 등 특정 거점항만을 중심으로 배분되면 액체화물과 에너지 물류에 특화된 울산항의 현장 수요가 투자 계획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사결정 구조가 중앙집중화되면 항만시설 투자와 안전사업, 작업환경 개선 등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어려워지고 지역 고용과 현장 밀착형 항만서비스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울산항발전협의회와 울산항만물류협회, 울산항운노조, 울산항탱크터미널협의회 등 지역 항만업계 9개 단체도 지난 13일 통합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울산항만공사 전경. 울산항만공사 제공
당시 업계는 각 항만공사가 안정적인 물동량과 항만시설 사용료·임대료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재정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통합으로 얻을 관리비 절감 효과보다 의사결정 지연과 지역 갈등에 따른 비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에는 부산·울산·인천·여수광양 등 항만공사가 있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중단과 항만별 자율경영 강화를 요구했다. 지역 단위에서 시작된 반발이 항만업계와 시민사회, 전국 노동계로 넓어진 것이다.
현재 통합 논의는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편 과정에서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를 합쳐 가칭 한국항만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통합안에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조직을 합치는 대신 해외 공동마케팅과 스마트항만 구축, 탄소중립, 북극항로 대응, 항만안전 등 공통 분야에서 항만공사 간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울산항운노조는 "울산항을 부산항의 분점으로 만들 수 없다"며 "각 항만의 독립적인 운영권과 투자 기반을 보장하고 지역사회와 산업계, 노동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항만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민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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