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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항공사들, 1분기 '성수기 특수'로 버텼다…"진짜 위기는 2분기부터"

화물 부문도 반도체 등 고단가 화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동 전쟁 이후 항공 화물 운임이 뛰어오른 점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

항공사들, 1분기 '성수기 특수'로 버텼다…"진짜 위기는 2분기부터"

-겨울 성수기·화물 호조에 대한항공·LCC 모두 흑자 전망

-중동 전쟁발 유가·환율 폭등, 2분기부터 영업적자·손실 폭 확대 우려

대한항공, 중동발 위기에 비상경영 돌입/연합뉴스

[뉴스로드] 국내 항공사들이 겨울철 해외여행 성수기와 화물 수요 강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는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진짜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두 달간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주요 상장 항공사들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와 함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4조2천704억원, 영업이익 3천801억원이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 8.4% 증가한 수치다. 여객 부문에서는 일본·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졌고, 중동 전쟁으로 일부 장거리 노선 수요가 인천공항 등 아시아 허브로 재편되면서 미주·유럽 노선에서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공항 운영 차질이 인천공항 등 아시아 허브로의 수요 재편 효과로 이어졌고, 반사 수혜로 대한항공의 미주, 유럽 노선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화물 부문도 반도체 등 고단가 화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동 전쟁 이후 항공 화물 운임이 뛰어오른 점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 항공화물 운임지수(BAI)는 지난달 30일 기준 2천396으로 이달 초보다 19.4% 급등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1분기에는 웃었다.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1분기 매출 5천153억원, 영업이익 516억원이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하고, 지난해 1분기 326억원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 무안공항 사고 이후 운항 안정성 강화를 위해 공급을 줄이며 실적이 악화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여객·화물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제주항공은 1∼2월 국제선 이용객이 149만8천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늘며 LCC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화물 운송량도 1만6천673t으로 14.2% 증가했다.

통합 LCC 출범을 앞둔 진에어 역시 일본 등 단거리 노선 호황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4천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29.7% 감소할 전망이지만, 지난해 2∼4분기 이어진 적자 흐름은 끊어낼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2분기 이후다. 항공유 가격은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데, 유가 상승분이 비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한 달가량의 시차가 있다. 중동 전쟁 이후 유가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달 초인 만큼, 그 부담이 2분기부터 실적에 정면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통상 방학과 긴 연휴가 없는 2분기는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힌다. 여기에 올해는 유가 급등과 고환율로 고정비가 크게 불어나고, 여행 비용 부담 증가로 수요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는 ‘이중고’를 우려하고 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은 4조2천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영업이익은 3천248억원으로 18.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대한항공의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은 약 3천50만배럴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약 3천50만달러(약 46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글로벌 항공유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 오른 상태다. 이 같은 수준이 연중 이어질 경우 단순 계산으로 연간 손실 규모가 4조5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대한항공은 화물 매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약 27%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운임 상승이 유가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최근처럼 운임 인상 속도보다 항공유 가격과 환율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는 운송 효율 개선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지운 연구원은 “3월 항공유 가격 급등이 대한항공의 2분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고환율, 신규 기재 도입 등에 따른 비(非)유류비용 증가까지 감안하면 연간 영업이익률은 전년(9.3%) 대비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이 4천16억원으로 2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손실 296억원이 전망된다. 제주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5% 오를 경우 연간 영업비용이 약 236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과 같은 100% 이상 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보고서에서 “제주항공은 1분기 강한 일본 노선 수요 효과를 누렸지만, 2분기에는 유류비 상승과 맞물려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유가 변동에 따라 하반기 실적도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에어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3천740억원이 예상되지만, 영업손실은 3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는 중동 긴장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개별 항공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업계가 건의한 비축 항공유 활용 및 수출 제한을 통한 수급 안정화, 코로나19 당시 지원 사례 재검토 등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검토 중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유례없이 심각한 악조건에서 개별 항공사의 자구책만으로는 버틸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중동전쟁발 ‘진짜 위기’가 시작되는 2분기에 골든타임을 놓치면 산업 기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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