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연합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로켓 추진제 관련 세척 작업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또다시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총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17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인력 10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약 50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고, 오후 1시 7분 완전 진화 후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이번 화재로 지상 1층, 연면적 544㎡ 규모의 건물 1개 동이 전소됐다. 사망자들은 모두 폭발이 발생한 건물 내부에서 발견됐으며 생산팀 소속 현장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기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 착수
사고가 발생한 대전사업장은 유도무기와 미사일, 우주발사체 등에 사용되는 추진기관을 개발·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핵심 생산기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까지 로켓 추진제 관련 세척 공정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운영하던 추진기관 생산시설을 한화가 1987년 인수해 운영 중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건물 도면과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나 정문 앞이 통제 중인 가운데, 이날 오후 정문 앞에 도착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가운데)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업계는 이번 사고가 일반적인 화약 제조 공정이 아닌 세척 작업 중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진제나 화약류는 물과 접촉하면 위험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사의 핵심은 세척 공정 과정에서 어떤 요인이 폭발을 유발했는지 규명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발사체 추진체 제작 과정에서 사용된 공구에 남아 있던 화약 성분을 세척하는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폭발 원인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연이은 사망 사고에 안전점검 사각지대 논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과거에도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로켓 추진체 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중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졌다. 앞서 2018년 5월에는 충전공실에서 로켓 추진용기에 고체 연료를 충전하던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당시 한화는 두 차례 사고 이후 공정 개선과 안전관리 강화를 약속했지만, 또다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안전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점검 체계의 사각지대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와 올해 화재안전조사를 받았지만, 폭발이 발생한 건물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규모가 작아 자체 점검 대상에는 해당하지만, 점검 결과를 소방서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 대상은 아니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폭발이 발생한 건물은 자체 점검은 실시하지만 소방 당국에 보고 의무가 있는 시설은 아니다"며 "공정 위험성 평가는 소방 당국이 아닌 사업장이 자체적으로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현행 안전관리 제도와 감독 체계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동일 사업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안전관리 체계와 재해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