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매입액 포함 연말까지 총 5천억원 KAI 주식 매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로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단순 투자자에서 경영 참여자로 올라섰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내셔널 챔피언' 육성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양사 간 전략적 결합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 KAI 주식 10만주(0.1%)를 추가 취득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등 자회사와 함께 지난 3월 16일 KAI 지분 4.99%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관계사를 포함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AI 지분은 5.09%로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매입액을 포함해 올해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KAI 주식 매입에 투자할 계획이다. 4월 30일 종가(16만9000원) 기준으로 295만8580주, 지분율 3.04%에 해당하는 규모다. 추후 매입 단가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지분율이 5%를 초과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구체적인 경영참여 계획은 현재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사와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충분히 감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분 확대의 배경에는 글로벌 방산 시장의 급격한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중동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분쟁이 심화되고 전장이 무인화·지능화되면서, 주요국들은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대형 통합 방산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라인메탈은 군함 건조 부문을 인수하고 차세대 레이저 무기 개발을 위한 합작 투자를 단행했다. 프랑스 에어버스·탈레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3사는 스페이스엑스(SpaceX)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 사업을 통폐합했으며, 영국 BAE 시스템스(BAE Systems)와 미국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은 인공위성 제작 기업과 우주 발사체 기술 보유 회사를 각각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방산·항공엔진·항공전자·레이더·우주 발사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개발·제작 업체이자 위성 개발 및 공중전투체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가 협력할 경우 유무인 복합체계와 우주항공을 아우르는 첨단 기술력을 갖춘 '원팀' 구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양사 모두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섰지만, 항공기 사업의 막대한 고정비 구조상 안정적인 수출 물량 확보 없이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협력 강화의 유인으로 작용했다.
양사의 협력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진행 중이다. KF-21 수출 경쟁력 강화 및 해외 진출 교두보 구축, 국산 전투기 장착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 특수작전용 헬기 성능개량 사업 제안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방산·우주항공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중장기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MOU에는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 개발, 수출 목적의 무인기 공동개발 및 글로벌 마케팅, 위성·발사체·서비스를 포함한 글로벌 상업 우주 시장 공동 진출, 방산·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및 지역 공급망 육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사 협력은 지역균형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 KAI는 경남 사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협력이 구체화될 경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와 생태계 구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13조원, 직접 고용 인원은 1만명을 넘어선다. 협력업체와의 상생, 스타트업·벤처기업 육성, 소부장 국산화, 청년 인재의 지역 정착 등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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