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SHB2 나노.(자료=한화세미텍)
한화세미텍이 2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본더)를 이르면 내달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SHB2 나노' 모델을 네덜란드에서 조립해 국내로 들여왔다. SHB2 나노는 네덜란드 업체 프로드라이브가 현지에서 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세미텍은 고객사인 SK하이닉스에 전달해 품질(퀄) 테스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화세미텍은 프로드라이브와 협력해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했다. 지난달 SHB2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공개한 사양은 오차 정밀도 ±100나노다.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00분의 1 수준이다. 업계 선두인 베시의 최신 하이브리드 본더 '데이터콘 8800 카메오 울트라 플러스 AC'와 동일하다. 해당 정밀도 구현에는 본더의 각 부품을 조립하는 역량과 적합한 시설이 필요하다. 한화세미텍은 이를 마련하지 못해 프로드라이브와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본더는 나노 단위로 부품을 매끄럽게 깎고 조립해야 하지만, 국내에는 초정밀 가공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한화세미텍은 고난도 가공 기술과 조립 인프라를 갖춘 프로드라이브에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을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드라이브는 수 나노 단위 정밀도가 필요한 노광 장비 업체 ASML의 협력사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에 탑재되는 선형 모터와 서보 드라이브 등 부품을 개발해 공급한 역량이 있다. 해당 부품들은 장비가 작동될 때 마찰과 진동을 최소화해 정밀도를 높인다.
이 회사는 계약 제조 서비스(CMS)도 제공한다. 여러 부품으로 구성되는 복잡한 기전공학(메카트로닉스) 시스템이나 전자 장비 설계부터 프로토타입 제작, 최종 시스템 조립, 기능과 내구성 테스트, 양산까지 위탁 수행한다. 장비 제조 공간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 5등급 수준 대규모 클린룸도 보유했다. ISO 5등급 클린룸은 보통 1㎥ 공간의 공기 중 0.5마이크로미터(㎛) 크기 입자가 3520개 이하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 칩 다이(Die)를 쌓아 연결할 때 두 칩의 구리(Cu) 표면을 직접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에 주로 쓰이는 열압착(TC) 본딩과 달리 칩 간 접합에 미세 금속돌기(범프)를 사용하지 않는다. 구리 원자끼리 직접 접합한다. 덕분에 연결 저항이 매우 낮고, 전기 신호 이동 거리가 줄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TC 본더보다 정밀도가 중요하다. 각 칩의 입출력(I/O) 핀을 직접 결합하고 그 간격도 더 촘촘하기 때문이다. 나노 단위의 오차만으로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미세 먼지 유입도 마찬가지다.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TC 본더 SFM5 엑스퍼트 모델로 9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SK하이닉스가 주 고객사다. 한화세미텍은 2022년 SK하이닉스에 1세대 하이브리드 본더도 연구개발용으로 납품한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회사 세메스의 다이 투 웨이퍼(D2W) 하이브리드 본더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한화세미텍 하이브리드 본더의 고객사 양산라인 도입은 실제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 달렸다. 업계에서는 SHB2 나노가 프로드라이브의 통상적인 작업 속도보다 빠르게 개발된 것으로 본다.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프로드라이브와 협력하면서 자체 제작 대비 더 많은 개발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선두인 베시 하이브리드 본더는 대당 50억~60억원 수준이다. 국산 하이브리드 본더의 가격을 그보다 낮은 40억원 수준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TC 본더와 베시 하이브리드 본더 가격의 중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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