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민주신문=이한호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7차례 연속 동결 조치다.
이번 기준 금리 동결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덮치면서 통화정책의 셈법이 복잡해진 영향이다. 이에 일단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4월 통화정책방향(통방) 전문'을 통해 "중동전쟁으로 물가의 상방압력 및 성장의 하방압력이 함께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은 전쟁이라는 대외 악재를 만나 올해 경제 지표 전망을 내려잡았다.
당초 국내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의 타격을 입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였던 2.0%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물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해 2%대 중후반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3월 소비자물가(2.2%)를 끌어올린 데 이어, 앞으로도 강한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상승 폭을 일부 제한하겠지만, 비용 상승 파급 효과를 막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최근 요동친 금융·외환시장도 한은의 발목을 잡은 주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쟁 발발에 따른 강달러 현상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겹치며 한때 1500원대까지 치솟는 등 불안을 보였다.
최근 미·이란 간 임시휴전 소식에 환율이 다시 하락하고 주가가 반등하는 등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국내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은 정부 대책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되고 기대도 약화됐지만,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중동전쟁으로 물가의 상방위험과 성장의 하방위험이 모두 증대된 가운데 전망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향후 통화정책은 중동사태 등 대내외 여건 변화와 환율 변동성,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