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반도체 호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는 함께 커지고 있지만 공급 확대는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 챗GPT 생성 이미지
12일 한국은행의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 자료를 살펴보면 이번 반도체 확장기는 과거 스마트폰, 클라우드, 팬데믹 시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과거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공급 제약을 고려하면 적어도 2027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번 호황이 더 길어질 수 있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속도 차이 때문이다. HBM은 공정 난도가 높아 양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메모리 업체들도 과거 급락 국면을 겪은 뒤 보수적으로 증설해 왔다. 여기에 범용 D램 생산라인 일부가 HBM으로 전환되면서 범용 D램 수급도 빠듯해졌다. 한국은행은 이 때문에 이번 사이클이 과거보다 수급 불균형이 더 크고 오래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호황이 언제 꺾일지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봤다. AI 투자 수익성이 언제 본격적으로 검증될지, 빅테크가 투자 재원을 계속 조달할 수 있을지, AI 모델 효율화가 메모리 수요를 얼마나 바꿀지, 메모리 업체 증설과 중국 기업 추격이 얼마나 빨라질지가 핵심 변수로 꼽혔다. 특히 한국은행은 2027년 이후 주도권 경쟁이 다소 진정되면 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도도 함께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은 당장의 중동전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아직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미루거나 메모리 공급을 늦추는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전쟁이 더 심해져 유가와 금리가 오르고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면 AI 투자 수익성 검증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동산 에너지와 소재, 장비 조달 차질이 반도체 공급망에 혼란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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