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3억달러 육박, 역대 최대 증가폭
“외부 충격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
논란 일자 “순위 정보, 별 의미 없어”
‘역대급’ 엔저…원·달러 환율은 1360원대 깨져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엔화와 달러 묶음을 정리하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 벌어진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달러당 157.170엔까지 하락하며 미·일 공동개입 이후인 지난달 7일(156.652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달러당 1359.3원으로 작년 7월3일(1359.4원) 이후 1년2개월 만에 1360원대가 깨졌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3일 한국의 8월 외환보유액이 역대 최대로 증가해 4423억달러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그러나 이날 한국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 공개를 돌연 중단해 논란이 됐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8월 말 외환보유액’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143억3000만달러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으로, 종전 최대 기록은 2009년 5월의 142억9000만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2021년 10월(4692억1000만달러)보다는 273억달러 적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운용수익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증가 등이 더해지며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은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할 ‘비상금’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간한 대외부문 보고서(ESR)에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에 대해 “발생 가능한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 정보는 사전 설명 없이 제외해 논란이 됐다. 최근 금 가격 변동 등으로 외환보유액 순위가 자주 바뀌는 것이 외환 건전성이 악화했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정감사를 한 달 앞둔 시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매달 발표하는 자료에서 세계 순위를 넣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6개월 만이다.
논란이 일자 한은은 설명자료를 내고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외환보유액이 잠재 충격의 버퍼(완충)로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유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 순위 정보가 주는 의미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한은은 2008년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6위이고 현재는 10위로 내려왔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채권 규모를 보면, 이 기간 2.5%에서 19.5%로 크게 확대되는 등 한국의 대외 건전성은 훨씬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두고 있느냐,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진 않은가,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금액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은가가 중요하다”며 “등위엔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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