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도메인 솔루션(CDS)'은 국가망보안체계(N2SF) 전환 과정에서 필수 요소로 거론된다. (AI생성이미지)
국가 공공기관 보안 체계가 업무 중요도와 데이터 민감도에 따라 보안을 차등 적용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망 간 직접 연결은 막되 필요한 데이터만 안전하게 오가게 하는 '크로스 도메인 솔루션(CDS)'이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이달 중 올해 국가망보안체계(N2SF) 실증 사업을 공모한다. N2SF는 국가·공공기관 정보시스템과 데이터를 중요도에 따라 기밀(C), 민감(S), 공개(O) 등급으로 나눠 차등 보호하는 체계다. 이번 실증 사업은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다. 예산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55억원으로 책정됐다.
N2SF 보안 가이드라인은 외부망과 내부망, 업무망과 제어망처럼 보안 등급이 다른 네트워크 구간 사이의 직접 연결을 막고, CDS가 승인한 경로로만 통신하도록 규정한다. CDS는 기존 망간 자료전송(망 연계) 기술을 고도화한 개념이다. 망 연계가 분리된 망 사이에서 정보를 옮기는 '택배 배송'이라면, CDS는 이 과정에서 데이터의 방향, 형식, 내용 등을 정책에 따라 통제하는 일종의 '국경 세관'으로 비유할 수 있다.
실증 사업에는 제로트러스트 네트워크 액세스(ZTNA), 원격 브라우저 격리(RBI),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유출 방지(AI-DLP) 같은 최신 보안 기술이 대거 투입된다. 이 가운데 CDS는 N2SF의 주요 통제 항목으로 꼽힌다. 국가정보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은 지난해 9월 발간한 국가 망 보안체계 보안 가이드라인 1.0에서 CDS를 핵심 기술로 명시했다.
현재 CDS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기존 망연계 솔루션 기업들이다. 국내에서는 한싹, 앤앤에스피, 휴네시온이 대표적이다.
◆ 한싹, 국내 유일 CDS 전 과정 지원
한싹은 국내 CDS 기업 가운데 전국 단위 구축부터 기술 지원까지 전 과정을 제조사가 직접 총괄하는 유일한 회사다. 회사는 올해 N2SF 사업에서 분리망 보안통제시스템 '시큐어게이트 CDS'로 영향력 확대를 노린다.
이 솔루션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비연결형, 즉 간접연동 방식의 자료전송 구조를 바탕으로 한다. 망 간 직접 연결을 차단하면서도 필요한 데이터만 안전하게 전송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한싹 관계자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서 인증한 국가지정 보안통신규격 CDE 프로토콜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했으며, 보안기능확인서와 GS인증 1등급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한싹에 따르면 시큐어게이트 CDS는 국내 방산 기업에 공급 중이며, 최근 금융권과 개념검증(PoC) 계약도 체결했다. 한싹 관계자는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싹은 지난해 연간 매출 262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은 28% 줄었다.
(왼쪽 시계방향부터) 시큐어게이트, 아이원넷 DX, 앤넷CDS. (사진=각 사)
◆ 앤앤에스피, 양방향 실시간 연동 강점
앤앤에스피도 N2SF 환경에 맞춰 CDS 사업을 확장한다. 회사는 CDS 솔루션 '앤넷CDS가드 V2.0'을 보유하고 있다. 앤넷CDS가드 V2.0은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개발해 민간에 기술 이전한 망연동 보안 솔루션이다. 최근 보안기능확인서도 획득했다.
앤넷CDS가드 V2.0은 CDE 전용 프로토콜을 적용해 외부망과 내부망 사이에서 실시간 양방향 데이터 요청과 응답이 가능한 통신 환경을 제공한다. 양방향 실시간 간접연동 구조로 설계돼 보안성과 운영 효율을 함께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N2SF 전문 컨설팅 기업 엔플러스랩과 손잡고 공공기관 대상 수행 체계도 강화했다. 컨설팅부터 구축, 실증까지 이어지는 연계 체계를 마련해 N2SF 전환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 '망연계 1위' 휴네시온, CDS 확장
기존 망연계 시장 1위 업체인 휴네시온도 CDS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휴네시온은 자사 망연계 솔루션 '아이원넷'을 N2SF가 요구하는 전송 CDS로 재정의했다. 아이원넷은 양방향·단방향 전송을 모두 지원한다. 이 밖에 CDS 요건 충족을 위해 정책 검증, 악성코드 검사, 무해화(CDR), 승인 절차, 감사 추적 기능 등을 결합했다.
휴네시온은 또한 전송 CDS를 중심으로 접근 통제와 권한 관리, 위협 모니터링까지 연계한 통합 보안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이동 통제에 그치지 않고 접근과 권한, 사용자 행위까지 함께 관리해 N2SF의 등급 기반 통제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회사는 "기존 망연계의 보안 통제력까지 완벽히 이식한 CDS는 개발 단계이며,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휴네시온 실적은 매출 377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4년 대비 5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N2SF 도입으로 기존 망연계 시장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N2SF로 망연계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등급별 전송 기준이 세분화되면서 관련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N2SF와 제로트러스트 확산은 보안 수요를 구조적으로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CDS는 N2SF 전환 과정에서 선택 가능한 보안 장비가 아니라 사실상 필수 요소로 거론된다. 보안 업계 다른 관계자는 "N2SF의 실제 구현은 결국 CDS를 통해 보안 등급 간 데이터 흐름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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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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