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열압착(TC) 본더를 둘러싼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 특허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양측은 특허 침해 여부를 두고 맞소송을 이어가며 법정 공방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미반도체는 13일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특허 소송과 관련해 “원조 기술의 가치를 훼손하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선도기업을 향한 근거 없는 법적 공세”라고 주장하며, 법적 절차를 통해 권리를 끝까지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 TC본더 일부 부품이 자사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10억원과 해당 장비 폐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빠르게 진행돼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변론기일이 열리며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첫 공판 이후 한미반도체 측은 이번 소송을 “선제 소송에 대한 보복”으로 규정하고 “비침해가 명백한 사안”이라며 정면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한화세미텍 측은 "우리 기술력은 오랜 연구개발(R&D)로 확보한 것"이라며 "시장을 교란하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기술침해 행위에 대해 법적 절차를 밟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양사 간 소송은 한미반도체가 먼저 제기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024년 12월 한화세미텍이 자사 TC본더 특허 기술을 도용해 제품을 설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해당 사건은 특허무효 소송과 절차가 맞물리면서 1년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첫 공판기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한미반도체는 본안 소송에서 직접 비침해를 입증해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선사용권과 특허 무효 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특허 분쟁을 넘어, HBM 장비 시장 주도권 경쟁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한화세미텍이 그동안 한미반도체가 사실상 독점해온 SK하이닉스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양사 간 경쟁 구도가 본격화됐다.
이후 한미반도체는 장비 가격 인상과 고객서비스(CS) 유료화 등을 추진하며 대응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현재 TC본더 시장에서는 한미반도체가 7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한화세미텍의 점유율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다.
양측 간 긴장은 사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도 감지됐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7월 아워홈과의 급식 계약을 당초보다 앞당겨 종료했는데, 시점상 한화의 아워홈 인수와 맞물리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양사는 이번 민사소송과 별도로 특허법원에서 특허무효심판과 특허권자 정정청구 절차도 병행하고 있어,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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