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제작한 이미지.)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별도 기준 매출 2000억원 돌파를 자신하는 배경에는 기존 오피스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위에 신규 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붙고 있다는 점이 있다. 주력 사업이 수익 기반을 유지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구독형 서비스, 해외 사업이 동시에 외형을 키우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 비오피스 매출 50%…실적 구조 자체 바뀐다
20일 한컴은 이날 올해 별도 기준 매출 21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753억원, 영업이익 509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0%, 1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0% 수준으로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상장사 가운데서도 높은 편이다. 별도 기준 매출이 2000억원을 넘는 것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한컴이 2000억원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배경에는 기존 오피스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자리한다.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한 설치형 문서 소프트웨어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서다. 민간 시장의 클라우드 전환이 확대되고 있지만 공공 부문에서는 문서 호환성과 표준 체계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기존 라이선스 매출 기반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별도 영업이익 509억원을 기록한 점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신규 사업 확대 과정에서도 높은 이익률이 유지됐다는 것은 기존 제품군의 수익성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의미다. 소프트웨어 업종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제한적인 만큼 신규 매출이 붙을수록 이익률 개선 효과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올해 한컴이 가장 크게 제시한 변화는 비오피스(Non-Office) 매출 비중 확대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기존 오피스 외 사업에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설치형 오피스 중심 기업에서 복수의 매출 축을 가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실적 반영이 이뤄지는 분야는 공공 AI 사업이다. 한컴은 한컴어시스턴트, 한컴데이터로더, 한컴피디아 등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행정 문서 자동화와 데이터 활용 수요가 늘면서 문서 기반 AI 제품의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기술 경쟁력은 외부 반응으로도 확인됐다. 한컴데이터로더는 글로벌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GitHub)에서 공개 직후 전체 언어 기준 인기 프로젝트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문서 AI 기술로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에서 주목받은 사례는 많지 않다. 기술 공개가 후속 사업 확대와 기업 협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독형 서비스인 한컴독스도 실적 구조를 바꾸는 축이다. 설치형 제품은 판매 시점에 매출이 집중되지만 구독형은 사용자가 늘수록 반복 매출이 누적된다. 기존 라이선스 매출 위에 연간 반복 매출(ARR)이 더해지면서 수익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 일본 사업 확대…김연수 체제 투자 방향 선명
해외에서는 일본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컴은 일본 금융기관과 공공 부문을 대상으로 비대면 본인확인(eKYC) 서비스를 현지 환경에 맞춰 고도화하고 있다. 인증 규제가 엄격한 시장 특성상 초기 진입 장벽은 높지만 안착하면 반복 매출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회사는 문서 작성과 데이터 추출, 검색, 인증 기능을 묶는 AX(AI Transformation)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개별 제품 공급보다 기업 업무 흐름 전체를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해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사업자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방향이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은 오너 2세인 김연수 대표 체제에서 본격화됐다. 김 대표는 기존 오피스 사업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AI와 클라우드, 해외 인증 사업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조정해 왔다. 2023년 AI 기업 전환 선언 이후 제품 출시와 기술 공개, 공공 공급이 이어진 점도 같은 흐름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올해 목표를 단순 외형 확대보다 사업 구조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설치형 라이선스 중심 기업에서 반복 매출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전환이 가시화될 경우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별도 매출 2000억 달성과 비오피스 매출 50% 비중 달성은 한컴이 더 이상 오피스 기업이 아니라는 강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AI 기업을 넘어 AX 확산을 이끄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해 미래 성장 가치를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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