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혈맹 카카오뱅크에서 중요한 역할 후 금의환향
IPO 전문가...카카오뱅크 IPO 대들보 역할도
IPO 이후 컴플라이언스·VC 등 다양한 역할 모델 이력 추가
IMA 1호 따낸 이면에는 IPO 경쟁력 약화 우려...빈틈 투입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김성환 3연임 시대'를 공식 개막했다. 김성환 사장은 '김재철-김남구-김동윤 오너십 승계'를 떠받치는 전문 경영인이자,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은행(IB) 부문 경쟁력 강화를 일군 주인공 중 하나라는 의미가 있다. 이런 김성환 시대에 IB의 꽃인 기업공개(IPO)에 특히 힘을 실으려는 움직임이 함께 엿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투자금융그룹의 미래 방향 일면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은행 중심 금융그룹들과 달리 오너십이 특히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업계를 선도하는 성적을 내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등을 거느리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직접 장악력이 상당하다는 것. 그 중심에 김성환 사장이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2기'로 인한 미증유의 경제 상황 속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주주총회를 통해 '김성환 사장 3연임 카드'를 채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은행(IB) 강화 신화를 써온 중심인물 중 하나였던 그의 역할모델에 대한 만족도와 기대감이 큰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다만, 오너 일가가 그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군림하되 통치하지는 않는 구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바로 기업공개(IPO) 부문에 힘을 실으려는 게 김남구 회장의 의중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 때문이다. 바로 카카오뱅크에서 위명을 떨치던 김광옥 부사장의 '컴백'과 IPO 관련 업무 투입 때문이다.
◆ 증권업에 대한 오너 일가 애정 '독특'...오히려 장남이 참치 아닌 금융 물려받고 키워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은 옛 한신증권이다. 한신증권이 1996년에야 동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미 1982년 인수한 한신의 이름을 그제서야 바꾼 건 한신증권이 갖고 있던 역사성과 직원들의 애정을 존중한 것도 되고, 극히 신중히 숙고 끝에 완전한 화학적 융합 선언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회장. 그가 트롤어선 한 척 사는 비용이라고 셈치고 사들인 옛 한신증권이 훗날 한국 증권과 금융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금융그룹의 모태가 됐다. [사진=동원그룹]
참치 그리고 원양어업으로 유명한 동원그룹은 1982년 '이 돈이면 트롤어선 한 척 더 산다고 생각하고' 증권사를 사들였지만, 이후 증권업에 진심인 모습을 보인다. 1997년 연말 닥친 외환위기 와중에도 동원증권이 선전하면서 금융영역에서의 비중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회장의 장남 김남구 회장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동원산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뒤 동원증권 대리로 일했다. 다시 동원산업 기획팀 과장을 거쳐 동원증권 상무로 승진했다. 동원증권 대표로까지 성장하며 금융이 장남인 그의 몫, 제조업은 차남 몫으로 굳어진 것.
그룹 전반의 계열분리를 위해 2003년 동원산업에서 금융사업을 떼내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설립했다. 이후, 동원산업 자회사였던 동원증권을 한국투자금융지주 산하로 재배치했다. 이 재배치 때 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초기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맡았고, 김남구 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 대표직을 겸직하며 사실상 모두 직접경영을 했다.
김남구 회장은 2005년 한국투자신탁을 사들이는 데 성공하며 결단력과 통찰력을 과시한다. 당시 동원증권보다 덩치가 컸던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심, 실행했던 것. 당시 경쟁사인 미국 칼라일그룹을 12억원 차이로 따돌리고 인수에 성공하며 현재의 한국투자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 김성환 IB영역 '직할 체제' 무너져...김광옥 카드로 오너 영향력 강화
지난 1월 한국투자증권 인사를 보면, 김광옥 부사장의 전진배치가 눈에 띈다. 김 부사장은 2020년 3월 카카오뱅크에 부대표로 투입돼 약 5년간 IB 업무를 맡았다.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상장을 이끌었다는 평.
그런 그가 밖에서 돌아오자마자 2년 간 공석이던 IB그룹장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김 사장이 직접 IB 실무를 챙겨왔다. 사실상 사장이 IB그룹장도 겸임했던 셈이다. 김 사장은 굳이 따지자면 IB 영역 중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가로 분류된다는 시각이 많다. '김성환 부동산 PF-김광옥 IPO'로 분담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바로 나올 수밖에 없는 IB그룹장 인사가 단행됐던 것.
단순히 전문영역을 고려한 분담성 발탁이라기 보다는 오너 일가의 픽으로 보는 또다른 해석이 대두된다.
앞서 말했듯,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인수 문제로 칼라일그룹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칼라일그룹과 긴밀한 업무협력을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의 관계도 끈끈하다. 이런 '협력망'을 기반으로, 정일문 전 대표에서 김성환 사장으로 이어지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이 바탕에는 오너 일가의 '리더십'이 작용하는 3각 편대로 그룹 미래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거대한 IB로 그리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바꾸어 말하면, 김남구 회장이 3연임 김성환 체제를 믿지만, 어느 정도까지 중요한 역할에 개입하는가가 그룹 미래 구상에서 중요한 변수라는 뜻이다.
김광옥 한국투자증권 부사장 [사진=카카오뱅크]
김광옥 부사장은 앞서 언급한 김재철 명예회장이 초기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맡고, 김남구 회장이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 대표직을 겸직하며 금융업을 키우던 때 가까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김남구 회장처럼 고려대 출신이자(무역학과), 비공식적으로 김재철 명예회장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공식 직책은 아니나 이 같은 인연으로 그룹 핵심투자처인 카카오뱅크를 관리할 인물로 발탁됐던 것으로 해석된다. 김광옥 부사장은 2015년, 수많은 트랙레코드에 빛나는 IB뱅커 역할에서 물러나 금융지주 쪽으로 옮겨 그룹준법감시인으로 근무했다.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총괄하면서 금융산업 구조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후 배처캐피탈(VC)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로 일한다. 이 전무 자리에서 카카오뱅크 쪽으로 이동했던 것.
◆ IMA 추진 바빴던 김성환, IPO에서 구멍...김광옥, 틈 메우고 오너 영향력 '일석이조'
2024년 카카오뱅크 인도네시아 봉사활동 발대식에 함께한 김광옥 당시 카카오뱅크 부대표(2025년 연말 한국투자증권 복귀가 내부결정, IPO 사령탑으로 돌아왔다)의 모습 [사진=카카오뱅크]
지주와 계열사의 '가교' 역할, 혹은 오너 일가와 핵심 계열사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역할모델로 손색이 없는 셈이다. 전반적 '통찰력'에 원래부터 지점 영업부터 본사 관리, IPO 등에서 쌓아온 '실무능력' 양대축으로 한국투자금융그룹을 글로벌 IB로 성장시키려는 3각 편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 '종합투자계좌(IMA) 1호' 타이틀을 따냈다. 그룹 미래성장동력 개척면에서는 큰 성과지만, 한편에서는 IPO에 구멍이 났다는 경고음이 나오기도 했다.
2024년까지는 KB증권과 선두를 다투던 한국투자증권 IPO 역량은 2025년 크게 다운됐다는 평. 일진일퇴 차원의 숨고르기가 아니라 그간 IPO 실사 과정에서의 부실 문제, 중복상장 기업 주관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신뢰가 저하된 게 원인이라는 해석마저 나오며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이것이 오너 일가가 김광옥 부사장을 택한 이유 중 하나라는 해석은 꼭 무리는 아닐 것이다. 단순히 '복심' 역할 인물에게 관리영역을 맡겨 견제와 균형을 구하는 게 아니라, 야전사령관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있는 인재가 측근 중에서 자라났고 마침 IPO 쪽에서 쓰임새가 부각돼 투입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김주원 전 부회장에 이은 '2세대 복심'의 역할모델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그룹의 발전 보폭도 달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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