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클립아트코리아
인공지능(AI)과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서 의대 진학 열기가 눈에 띄게 식고 있다. 이공계 선호 현상이 확산하며 의대 합격선이 낮아지고 재학생의 진로 전환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긴 수련 기간과 낮은 임금 과중한 업무가 의료계 기피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 입학 후에도 진로 변경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대 합격선 하락은 특히 5년제 학부 임상의학 과정에서 두드러진다. 의사로 자리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고 수련 기간의 낮은 임금과 취업난 야간 근무를 포함한 과중한 업무가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한 대학 임상의학과 5학년생 황차오위안은 코로나19 당시 의료진의 활약을 보고 의대에 진학했다. 그는 졸업을 한 학기 남긴 현재 컨설팅 업계로 진로를 바꾸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 학년 12개월 무급 인턴 기간 동안 처치 경험을 쌓기보다 행정 업무에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SCMP는 의료 분쟁으로 인한 상해 위험도 진로를 재고하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AI 등 이공계 전공이 급부상하면서 의대 선호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SCMP가 중국 저장성 입시 결과를 분석한 현지 매체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광둥성 명문 중산대학 의학과 합격자 중 최저 석차는 지난해보다 1300등 낮아졌다.
중국 대학은 지역별로 모집 정원과 합격선을 다르게 운영한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관련 직종에 대한 선망이 커진 점도 이공계 쏠림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5년제 임상의학과정 졸업생은 병원에서 3년간 레지던트 수련을 받아야 한다. 수련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석사 이상 학위가 사실상 기본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는 전언이다. 의대 진학부터 수련까지 마치는 데는 최소 11년이 걸린다.
수련의는 정규 의료진과 비슷한 임상 업무를 맡지만 보수는 낮은 편이다. 중국 의료정보 플랫폼 딩샹위안이 2020년 실시한 조사에서 수련의의 약 28%가 월 1000위안(한화 약 20만원) 미만을 받았고 8%는 소득이 전혀 없었다. 월 3000위안(한화 약 58만원)을 넘게 받은 비율은 32%에 그쳤다.
이공계 쏠림은 의대에 국한하지 않는다. 현지 매체 저장일보는 의대생조차 취업이 어려워지고 학업 기간이 길며 업무 강도가 세다는 이유로 진학을 피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부상도 이공계 선호를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토목공학 등 건설 관련 전공과 취업이 불확실한 인문계열 학과의 지원율은 함께 하락하는 모습이다.
5년간 3342명 늘리는데 교육 붕괴 우려하는 의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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