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출처=EBN]
한국거래소(KRX)가 올해 초 인수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페어랩스(FairLabs)'의 기술을 실무에 배치하며 자본시장의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인력 중심의 정보 수집 및 시장 조치 업무를 AI로 자동화해 업무 효율성과 시장 감시의 정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페어랩스 인수 직후 'AX(AI 전환) 협의체'를 가동하고, 실무 피드백을 즉시 반영하는 애자일(Agile) 방식으로 핵심 과제를 추진 중이다.
먼저 거래소는 페어랩스 AI 기술을 활용해 상장법인의 중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있다. 거래소는 횡령, 배임, 부도 등 거래정지와 직결되는 리스크를 탐지하기 위해 방대한 뉴스를 모니터링해왔다. 기존의 단순 키워드 검색 방식은 연관성이 낮은 중복 정보까지 도출되는 한계가 있었으나, 페어랩스의 AI는 문맥 추론 기능을 통해 실제 시장 조치가 필요한 유의미한 정보만을 정밀하게 선별해 낸다.
또 공시 검토 및 시장 조치 검증을 자동화했다. AI가 상장사의 공시 자료를 정밀 분석한 뒤, 다음 날 관리종목 지정이나 해제 등 시장 조치가 필요한 종목을 추출해 리포트 형태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실무자의 판단 오류를 최소화하고 업무의 신속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인덱스(지수) 사업 강화를 위한 산업분류체계 관리 자동화에도 페어랩스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상장사들의 산업분류체계를 관리하는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AI를 도입하여 분류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AI가 기업의 매출 구성과 세부 사업영역 단위까지 정밀 분류해 최신 산업 트렌드와 신성장 테마를 적시에 반영한 마이크로 섹터 지수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감시망 고도화와 인덱스 수익 다각화 투트랙
한국거래소의 이번 페어랩스 기술 내재화는 대내외 자본시장 인프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합리적인 생존 전략이자 수익 구조 다변화 조치로 분석된다.
거래소는 향후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존 인력만으로는 시장 교란 행위나 리스크 요인을 실시간으로 적발하고 통제하는 데 물리적인 한계가 발생한다. 따라서 문맥 추론 기반의 AI 뉴스 필터링과 공시 검토 자동화 시스템 구축은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상시적인 시장 감시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 선진화 작업으로
산업분류체계 관리에 AI를 도입한다는 것은 거래소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인 '정보 사업'의 퀄리티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ETF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테마 및 섹터 지수(벤치마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를 통해 상장사들의 복잡한 사업 구조를 빠르고 정확하게 산업분류체계에 편입시킬 수 있다면, 거래소는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덱스를 적시에 산출하여 자산운용사에 공급함으로써 정보 사업의 상업적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페어랩스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추진하는 총 41억원 규모의 문화기술(CT) 연구개발 사업 주관 기관으로 최종 선정돼 기술 경쟁력을 대외에 입증한 바 있다.
거래소는 패어랩스와 협력범위를 내부 업무 기술지원에서 외부 수익사업에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KRX 정보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창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페어랩스와의 협업으로 상장 공시 및 시장 운영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페어랩스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성과를 창출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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