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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 피지컬AI 테스트베드로 최적지인데 규제가 걸림돌"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미래플랫폼경제연구 소장은 "피지컬 AI는 제조업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역량, 즉 '소프트 파워'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한국, 피지컬AI 테스트베드로 최적지인데 규제가 걸림돌"

20일 '피지컬AI 최강국 도약을 위한 입법 논의라운드 테이블' 개최

피지컬AI 시대, 데이터 관리·활용하는 ‘소프트 파워’가 핵심

"피지컬AI 강국 도약하려면 글로벌 표준 데이터·실험 환경 구축해야"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최강국 도약을 위한 입법 논의라운드 테이블'에서 박성중 SK그룹 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도영 기자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인공지능(AI)의 연료'가 될 데이터를 글로벌 표준에 맞게 관리·활용하는 '소프트 파워'가 향후 피지컬 AI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들이 AI 모델을 테스트하려면 결국 제조 데이터가 필요한데, 하드웨어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이 그 테스트 베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20일 더불어민주당 AI강국위원회 산업분과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피지컬 AI 최강국 도약을 위한 입법 논의라운드 테이블'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선 한국이 피지컬 AI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산업계 측의 정책 제언과 정부 측의 향후 입법 추진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미래플랫폼경제연구 소장은 "피지컬 AI는 제조업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역량, 즉 ‘소프트 파워’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시대만 봐도, 애플과 안드로이드 생태계 각각의 단말 판매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소프트웨어 마진으로 인해 수익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피지컬 AI 시대에서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기반 수익 비중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소프트 파워'를 제대로 쥐지 않으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가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김 소장은 "데이터 주도권이 해외로 넘어가면 부가가치도 함께 빠져나갈 것"이라며 "이는 단순 경쟁 문제가 아니라 산업 주권 문제"라고 우려했다.

데이터 수집을 넘어 이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확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하드웨어 경쟁력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성중 SK그룹 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데이터가 국내에 갇히지 않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 센터 등과 같은 기본 인프라 구축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AI 데이터 센터와 차량 SoC(시스템온칩) 영역을 활용하고 데이터를 글로벌 표준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이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경쟁력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반도체를 포함한 하드웨어 기술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제조 생태계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글로벌 기업들은 데이터 수집과 테스트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데이터와 실험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향후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소장은 "엔비디아 중심의 생태계를 보면,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중심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고 그 안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삼성과 SK가 AI 데이터 센터나 차량 SoC 영역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가 결국 구글과 엔비디아 협업 모델을 통해 성장한 것처럼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보다 적극 활용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박 소장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이 AI 모델을 테스트하려면 결국 제조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 테스트베드가 중국이 아닌 한국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최강국 도약을 위한 입법 논의라운드 테이블'에서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미래플랫폼경제연구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도영 기자

문제는 데이터 수집, 학습, 테스트로 단순화되는 피지컬 AI 생태계에서 데이터 수집과 테스트 단계의 강한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상 데이터 활용이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데이터 반출 위험에 대한 우려로 인해 현행 데이터 활용 규제가 스마트폰 시대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유한종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피지컬 AI 팀장은 "피지컬 AI 모델 고도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가 중요한데, 현재는 정보주체 동의 없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이 제한되어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데이터를 확보하고 개발하는 데 지연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원본 데이터가 아닌 비식별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할 경우 최대 약 17% 수준까지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제 샌드박스 운영 시, 다양한 산업과 도메인에 걸쳐 있는 피지컬 AI의 특성상 절차가 복잡하고 규제 처리 기간이 길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부처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개발·학습·연구 목적의 실증은 가능하지만, 실효성은 낮다는 게 산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 팀장은 "데이터 수집과 실증 관련 특례를 마련해 개인정보 활용과 영상정보 처리에 대한 예외를 적용하거나 완화해야 한다"며 "현장 실증 지원 단계에서는 실증 단지 지정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특례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산업별 특성을 반영해 접근해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 운영 과정에선 행정 처리 기간이 길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보다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행정 효율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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