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부 가사노동에서 해방' 선언
무인 가사 시대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얼의 시커 냉장고 전시 공간. 여성들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하이얼의 슬로건 ‘AI for home’은 단순한 말로 그치지 않는다. 진짜 세계 최고의 가전 명가가 되고자 하는 부단한 연구, 개발 노력으로 이어진다.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정말 그렇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우선 연구, 개발 인력을 꼽을 수 있다. 2025년 말을 기준으로 전체 종업원 14만6000여명 가운데 3만1000여명이 연구, 개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종업원 5명 중 1명은 연구, 개발 분야에서 일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 개발 비용도 상당하다. 2025년 말을 기준으로 매출액의 약 4.2% 전후인 180억 위안(元. 3조96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단연 중국 업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인력의 수준도 대단하다. 전체 종업원 중에서 무려 130여명이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석사 학위 보유자는 아예 수를 제대로 헤아리기가 어렵다. 대우가 좋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초특급 인재로 분류될 경우 연봉 50만 위안 정도는 가볍게 받는 것이 가능하다. 연말이나 명절 때 주는 성과급 일부를 더할 경우 임금은 훨씬 더 많아진다.
글로벌 가전 명가가 되고자 하는 하이얼이 해외로도 눈을 돌리는 것은 따라서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글로벌 연구센터가 전 세계에 무려 10곳이나 있다. 크고 작은 연구소는 71개나 된다. 연구센터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기자 출신 경제 평론가 구진쥔(顧金俊)씨의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하이얼은 중국과 전 세계에서 ‘AI for home’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다. 무려 11 분야의 생활공간에서 70여 종의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얼의 플랫폼이 구글 홈을 비롯해 아마존 알렉사, 애플 홈키트 등의 플랫폼과 연동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는 호환되는 협력사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얼이 17년 연속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가장 뛰어난 글로벌 가전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하이얼의 기술력은 3월 12일 상하이(上海)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 최대 가전 전시회인 ‘중국 가전 및 소비전자 박람회(AWE 2026)’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됐다. 가전의 인공지능(AI)화와 로봇화가 하이얼의 단연 독보적인 핵심 기술이라는 사실을 진짜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전시관을 통째로 사용해 제품의 수준을 과시한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었다. 바나나 껍질을 벗기는 기능을 시연한 촉각 센서 보유 로봇을 선보인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니었나 싶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한국의 LG전자 등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 전시회에서 선보인 시커(Seeker) 세탁기의 존재만 봐도 좋다. 세탁기가 단순히 빨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이른바 AI 세탁 지능체로 진화했다는 단정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이 세탁기는 AI의 눈(AI Eye) 2.0을 탑재하고 있다. 눈을 감은 채 무작정 돌기만 한 과거의 세탁기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한마디로 AI의 눈 2.0을 통해 세상을 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기능을 한다. 무엇보다 세탁물에 대한 정밀한 인식이 가능하다. 양말 하나가 세탁기에 남아 있는지, 또는 색깔이 다른 옷이 섞여 전체 세탁물들을 망칠 위험이 있지나 않은지 감별이 가능하다.
세탁에 대한 이해도도 스마트하다. 예컨대 세탁기에 대고 “오늘은 공사 현장에서 중금속과 미세 먼지를 좀 뒤집어썼으니 옷을 깨끗하게 빨아줘.”라고 말해주면 AI가 살균 세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최적의 코스를 맞춤 설정한다. 이 세탁기는 이 기술로 업계 최고 수준인 L4 등급 지능형 가전 인증을 획득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말할 것도 없이 Seeker 브랜드는 다른 가전제품 등에도 적용된다.
3.0과 4.0을 거쳐 진화한 윈시(雲溪) 5.0 세탁기 역시 거론해야 한다. 두꺼운 담요나 긴 커튼 빨래에 특화된 제품으로 ‘AWE 2026’ 전시회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AI 직구동(Direct Drive) 클린 테크 2.0을 탑재했기 때문에 무거운 대형 세탁물도 흔들림 없이 빨아준다. 완벽하게 건조해주기도 한다.
가전과 연동되는 하이와(海娃) 가정용 로봇 역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청소, 반려, 가사 등에 사용되는 로봇으로 무인 가사(家事)를 실현시켜 준다는 사실에서 그야말로 획기적인 기술을 채택했다고 단언해도 좋다. 이 경우 냉장고는 로봇이 장을 봐온 식재료를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
또 냉장고의 AI의 눈은 식재료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보관 온도를 제안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UHomeOS라는 강력한 두뇌를 통해 집안의 모든 공간이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 능동적으로 변화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의 주부들이 앞으로는 가사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돼 진정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는 주장이 전시회 이후 터져 나온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얼은 망해가던 회사에서 이제 사실상 글로벌 스마트 홈 판매액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전 세계 1억3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미 하이얼의 스마트 홈 생태계에서 더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하이얼이 현 상태에서 만족할 까닭이 없다.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초특급 연구, 개발 인력들을 초빙하는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조만간 중국 가전 기업 사상 최초로 연 매출액 1조 위안 시대를 활짝 열겠다는 저우윈제(周雲杰. 60) 회장의 호언장담이 허장성세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연구, 개발비 1000억 위안 시대를 맞이하겠다는 야심 역시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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