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특허청 ‘EPO 기술 대시보드 2025’ 리포트 발표.... 한국, 배터리·디지털 통신·컴퓨터·AI·반도체 분야서 강세
한국기업들의 유럽 특허 출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배터리와 반도체, 디지털 통신 등 미래 전략 기술 분야 특허출원이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섰다.
유럽특허청(EPO)은 24일(현지시간)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의 유럽 특허 출원 동향과 개요를 담은 연례 리포트 ‘EPO 기술 대시보드 2025(EPO Technology Dashboard 2025, 구 특허지수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EPO 특허 출원 건수는 총 20만 1,974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 특허 연간 출원 건수가 20만 건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 및 발명가의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총 1만 4,35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위 10개 특허 출원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출원 규모 역시 2016년 6,687건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유럽 특허 출원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최대 출원국 자리를 유지했으며, 독일이 뒤를 이었다.
이어 중국은 2025년 출원 건수가 전년 대비 9.7% 증가하며 일본(1.1% 증가)을 처음으로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또 한국은 3년 연속 특허 출원 상위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작년 유럽 특허 출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기술 분야는 배터리 관련 기술이 포함된 전기기계·장치·에너지 분야였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최대 출원국이다.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26.0% 증가해 EPO 평균 성장률(5.3%)을 크게 웃돌았다.
배터리 기술 세부 분야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은 더욱 확대됐다.
한국의 점유율은 2021년 22%에서 2025년 35%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4.9% 증가해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작년 EPO 배터리 기술 출원 상위 기업에는 LG(1위, 1,295건), 삼성(3위, 958건), SK(5위, 256건) 등 한국 기업 3곳이 포함돼 K-배터리의 위상을 증명했다.
디지털 통신 분야는 한국의 두 번째 주요 출원 분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22.1% 증가하며 EPO 평균 증가율(11.4%)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6G 네트워크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컴퓨터 기술은 세 번째 주요 분야로,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이는 EPO 전체 평균 증가율(6.1%)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다만 한국은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5위를 유지했다.
인공지능(AI) 세부 분야에서는 삼성(6위, 83건)과 LG(11위, 35건)가 상위 기업에 포함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한국은 경쟁력을 유지했다.
작년 출원 건수는 921건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으며, 유럽과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작년 유럽 반도체 특허 출원 1위는 삼성이 차지했고, LG는 4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 밖에 계측/측정기술(+40.8%), 운송(+29.2%) 분야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기술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EPO 전체 기준 주요 기술 분야는 컴퓨터 기술(+6.1%), 디지털 통신(+11.4%), 전기기계·장치·에너지(+5.3%)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별 순위는 삼성이 5,337건(+4.5%)의 특허를 출원하며 2년 연속 EPO 최대 출원 기업을 기록했다.
LG는 4,464건(+23.2%)으로 3위를 차지했다.
두 기업은 한국 전체 유럽 특허 출원의 68% 이상을 차지했다.
EPO 상위 10개 출원 기업에는 유럽 기업 4곳과 중국·미국 기업 각각 2곳씩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세계 6위의 특허 출원 도시로 선정되며 글로벌 혁신 허브임을 입증했다.
삼성의 거점인 수원과 용인 역시 세계 상위 1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계에서는 서울대학교가 52건의 유럽 특허를 출원하며 글로벌 대학 중 13위를 기록, 아시아 대표 연구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드러냈다.
한국은 지난 2023년 도입된 단일특허(Unitary Patent)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 특허권자에게 부여된 유럽 특허 중 19.1%가 단일특허로 전환됐으며, 이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비용을 줄여 유럽 시장 전역에서 기술 보호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토니오 캄피노스 유럽특허청(EPO) 청장은 “이번 기록적인 특허 출원 규모는 유럽의 혁신 역량과 글로벌 기술 시장으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며, “EPO의 특허 데이터는 산업·정책·투자 전반에서 핵심적인 의사결정 지표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단일특허 제도는 유럽 혁신 시장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헬스, 양자 기술 등 전략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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