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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경에세이] 어쩌다 국회의원? 그래도 국회의원!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평균연령은 56세다. 여성 당선인은 300명 중 60명으로 20%에 불과하다. 그나마 역대 가장 많은 수다. 정치·법조 경력이 우대받는 국회에서 40대 초반 여성, 그것도 교사 출신 국회의원은 아직 낯선 존재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신기해하며 내게 묻곤 한다.

[한경에세이] 어쩌다 국회의원? 그래도 국회의원!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평균연령은 56세다. 여성 당선인은 300명 중 60명으로 20%에 불과하다. 그나마 역대 가장 많은 수다. 정치·법조 경력이 우대받는 국회에서 40대 초반 여성, 그것도 교사 출신 국회의원은 아직 낯선 존재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신기해하며 내게 묻곤 한다.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나요?”

그 질문 앞에 조금 머쓱해지곤 한다.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삶은 거창한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기보다 눈앞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려 애쓴 시간에 가깝다. 내가 몸담은 곳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고 조금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 방법을 고민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교사로 일할 때도 그랬다. 학교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법과 행정의 속도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교사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고 제도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까운 일 이후엔 그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 교육 현장을 아는 사람이 국회에서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내가 그 역할을 맡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내가 그 자리에 설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현장과 법 사이의 간극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껴왔기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책임을 피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국회에 들어오며 품은 세 가지 마음을 늘 기억하려 한다. 첫째, 자리를 목표로 삼지 않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란 자리보다 이 자리에 온 이유를 기억하며 국민으로부터 대리 받은 권한이 공동체를 위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둘째, 돋보이는 일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주목받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면 박수는 빨리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필요한 일을 오래 들여다보고, 덜 주목받더라도 현장에 도움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야만 한다. 내게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의 언어로 옮기는 역할이 그런 일이다.

셋째, 공동체 전체를 살피는 것이다. 당사자의 절실함에 공감하면서도 제도가 사회 전체에 미칠 영향을 함께 보려고 한다. 법안을 낼 때마다 이 법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가늠해본다. 교사와 학생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법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해서는 곤란하다. 교육계 전체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살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 다잡을 때마다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라는 말을 떠올린다. 국회의원으로 있는 동안 망가지지 않고 우리 사회와 교육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주어진 임기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맡겨진 권한을 필요한 곳에 바르게 쓰는 것. 그것이 임기 동안 지켜야 할 공적 책임감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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