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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하상섭 교수가 본 ‘룰라 당선’···“브라질, 글로벌사우스 맹주로 부상…한국 다자외교에도 기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한 가운데, 중남미 전문가인 하상섭 국립외교원 교수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중남미 최대 규모의 영토와 인구를 가진 브라질이 블루타이드(우파 연쇄 집권) 흐름을 저지했다”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하상섭 교수가 본 ‘룰라 당선’···“브라질, 글로벌사우스 맹주로 부상…한국 다자외교에도 기회”

이미 인기 떨어진 중남미 우파 정부

브라질 룰라 승리로 ‘역풍’ 가능성

핵심 광물·외교 역량 갖춘 브라질

미·중 사이 ‘균형 외교’ 이어가며

한국과도 ‘교역 다변화’ 협력 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한 가운데, 중남미 전문가인 하상섭 국립외교원 교수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중남미 최대 규모의 영토와 인구를 가진 브라질이 블루타이드(우파 연쇄 집권) 흐름을 저지했다”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하 교수와의 일문일답.

- 룰라 대통령이 승리한 요인은.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숨은 유권자들을 결선투표장으로 끌어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브라질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저소득층의 투표 참여율은 낮은 편이다. 1차 투표 패배 후 룰라 캠프는 저소득층과 노동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룰라의 정치적 영향력은 상당히 약화했다. 선거 결과를 보면 사실상 양분(룰라 대통령 51.79% 득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 48.21%)되지 않았나. 극심한 정치 양극화를 보여준다. 향후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돈로주의’에 갖는 의미는.

“선거를 앞두고 브라질까지 우파 정권으로 넘어가면 중남미 블루타이드가 완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제는 오히려 그 움직임이 역전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미 중남미 우파 정부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룰라 승리 이후 그 흐름이 더 강해질 수 있다.”

- 중남미 우파의 인기는 왜 떨어지고 있는가.

“페루와 콜롬비아 대선에서 우파 후보들이 근소한 차로 승리했다. 유권자들은 친트럼프 성향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투자와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요 공약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

- 향후 미국의 중남미 정책이 변할 가능성은.

“우파 후보가 승리했다면 미국이 자신의 성과로 활용했겠지만, 우파가 패했기 때문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중간선거 후에도 트럼프가 지금보다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긴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년간 브라질에 다양한 압박을 가했지만, 룰라 정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의 관세 압박은 오히려 중국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 향후 미국의 대브라질 정책이 유화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 브라질과 중국의 관계는 달라질까.

“브라질을 브릭스(BRICS) 회원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친중 국가로 봐선 안 된다. 브라질에 브릭스는 주도적 역할을 노리는 국제협의체 중 하나다. 브라질은 브릭스에서 중국과 협력할 뿐 아니라 갈등하고 경쟁한다.”

- 브라질의 ‘균형외교’ 전략이 더욱 강화될까.

“미·중 갈등이 일정 수준에서 지속한다면 브라질 같은 제3국의 영향력이 더 중요해진다. 브라질은 풍부한 농산물과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고, 다자외교를 주도할 역량도 갖췄다. 남미 맹주로서 글로벌 사우스를 규합할 통솔력도 꽤 세다. 미국과 중국이 브라질을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 한국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한국이 글로벌 사우스와의 외교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 국가가 브라질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직접 협력을 추진하기엔 외교적 부담이 있지만, 브라질을 중심으로 협력을 추진하면 부담은 줄이면서 다자외교를 할 수 있다. 최근 한·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 재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중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교역 다변화를 시도하는 브라질과 한국 모두에게 협력 유인이 있다.”

하상섭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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