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 방안과 관련해 프리마켓(장 시작 전 거래) 도입을 사실상 1년가량 연기하고 애프터마켓(장 종료 후 거래)만 우선 시행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전산 안정성과 증권사 시스템 개발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지만 반복적인 개편 일정 연기로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19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당초 올해 6월 말 시행을 목표로 정규장 전후 거래시간 확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시행 시점을 올해 9월 14일로 한 차례 연기한 뒤 이날 프리마켓은 별도 분리해 2027년 말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마켓(오전 7시~7시 50분)에서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4~8시)으로 미체결 주문이 이전되는 단일 시스템 구조 개발 시점과 연계해 프리마켓을 연다는 구상이다.
다만 애프터마켓은 예정대로 9월 14일부터 운영하되 증권사 실무 협의를 통해 시행일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업계 부담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를 통해 시행 일정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며 “모의시장 운영 과정에서 정보기술(IT) 개발과 인력 운영 부담이 여전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거래소는 정규장 전후 거래를 모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기존 정규장 외에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거래소가 프리마켓을 제외하고 애프터마켓만 우선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스템 안정성’이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경우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이 하나의 거래 체계 안에서 운영돼 주문이 자연스럽게 다음 시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반면 거래소는 정규장과 시간외시장을 아우르는 대규모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개발·검증 기간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프리마켓은 언젠가 해야 할 것”이라며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가격 괴리율이 높아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시장 참가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거래시간까지 확대되면 전산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소는 거래시간 확대와 함께 매매 후 이틀 뒤 결제가 이뤄지는 ‘T+2’ 체계를 ‘T+1’으로 단축하는 결제 주기 개편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시간 확대와 결제 주기 단축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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