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증류(MD) 기술로 미 EPA 음용수 기준의 6분의 1 수준 달성... 일본 주요 정유사, 일본 글로벌 소재·필터 기업 등과 사업화 본격화
산업 플랜트 폐수 처리 라인에 컨테이너형 워터 트랜지스터가 병렬 배치된 모습. 처리 용량에 따라 모듈을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 정유·석유화학·발전소 등 대규모 폐수 발생 사업장에 단계적 확장 적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 제공 - 투엔 / 2N
"활성탄·RO로 못 풀던 숙제, 막증류로 풀었다"... 캠데이터 검증으로 PFAS 99.998% 제거 입증
포항 소재 수처리 딥테크 기업 투엔(2N, 대표 김재훈)이 자사 막증류(Membrane Distillation, MD) 기술로 '영원한 오염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리는 PFAS(과불화화합물)를 99.998%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결과는 국내 공인 분석기관 캠데이터의 PFAS 농축·분리 시험에서 검증됐다.
처리수 내 PFOA(과불화옥탄산) 잔존 농도는 0.0007ppb(약 0.7ppt) 수준으로, 미국 환경보호청(EPA) 음용수 기준(4ppt)의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처리수 내 PFAS 합계 농도는 0.0023ppb, 분리 효율은
99.998% 로 측정
됐다. 미국·EU·일본 규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수치다.
안대원 투엔 이사는 "PFAS는 미국·유럽·일본이 이미 규제를 시행 중이고 한국도 2028년 도입을 앞둔 글로벌 핫이슈"라며 "기존 활성탄·이온교환·역삼투압(RO) 어떤 방식으로도 PFAS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었는데, 우리는 이를 막증류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PFAS는 탄소-불소 결합을 가진 1만 4천여 종의 합성 화학물질군으로 프라이팬 코팅재·방수 의류·소화용 폼·반도체 공정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된다. 자연 분해되지 않아 식수원에 유입되면 수십 년 잔류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2023년 PFOA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담수화 기술 세대별 비교. 열증발 방식의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투엔이 구현한 3세대 막증류(MD) 기술은 작동온도 50~80°C·작동압력 1~2bar·에너지 소요 2~3kWh/㎥·농축효율 80%를 달성했다. 이전 세대 대비 더 낮은 온도·압력에서 더 높은 농축률로 담수를 생산하는 차세대 솔루션이다. | 제공 - 투엔 / 2N
PFAS 농축·분리 시험 결과. 처리 전 원수에서 PFBA 36.9ppb·PFOA 41.5ppb·PFNA 23.0ppb(합계 101.4ppb)였던 PFAS 농도가 멤브레인 통과 후 처리수에서 합계 0.0023ppb까지 낮아져 분리 효율 99.998% 이상이 입증됐다. 미국 EPA 4ppt·EU 100ppt·일본 50ppt 등 글로벌 규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수치다. | 제공 - 투엔 / 2N
"연잎 원리 그대로... 평범한 금속망에 코팅 한 번이면 유수분리 필터로 변신"... 60년 묵은 막증류 숙제, 초소수성 소재로 풀어내
투엔의 핵심은 자체 개발한 초소수성(Super-Hydrophobic) 소재다. 안 이사는 "초소수성 멤브레인은 물만 선택적으로 차단하고 기름·공기·수증기는 통과시키는 특성이 있다"며 "연잎이 물방울을 굴려내는 원리와 같다. 시판 금속 메시 위에 우리 소재를 코팅하기만 해도 평범한 망이 곧바로 유수분리 필터로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름 속 미세 수분만 걸러내고 기름·공기는 그대로 통과시킬 정도로 선택성이 뚜렷하다"며 "이 선택성이 막증류 공정에서 PFAS·이온·중금속 같은 비휘발성 오염물질을 99.998% 차단할 수 있는 근본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재를 적용한 막증류 공정은 대기압 조건에서 50~80°C의 낮은 열에너지만으로 작동한다. 양쪽 매질의 온도 차이로 발생한 수증기가 멤브레인의 미세 기공을 통과하는 동안 PFAS·이온·중금속 등 비휘발성 물질은 막을 넘지 못하고 농축수 측에 남는다. 통과한 수증기는 반대편에서 응축돼 깨끗한 물이 된다.
막증류는 1960~70년대부터 개념이 존재했으나
멤브레인 대면적화 실패로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던 기술
이다. 안 이사는 "막증류는 60년간 묵은 숙제였다.
자체 자동 스프레이 양산 시스템으로 그 벽을 깬 것
"이라며 "2023년 40×40mm로 시작한 멤브레인을 2025년 0.5㎡까지 키웠고, 2026년 플랜트급 1㎡ 양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투엔이 개발한 소형 독립형 모델 'AquaEdge mini'. 태양광 패널과 막증류(MD) 모듈을 결합해 외부 인프라·전력·약품 없이 작동하며, 8시간 일조 조건에서 일일 20~30L의 깨끗한 물을 생산한다. 해수·기수·지하수·지표수 등 어떤 수원에서도 음용 가능한 물을 만들 수 있어 오지·재난 지역·군 작전 환경에 즉시 투입 가능하다. | 제공 - 투엔 / 2N
"트랜지스터가 전자산업을 바꿨듯, 워터 트랜지스터로 물 산업 플랫폼 만든다"... 반도체 칩 공급 모델 차용
투엔은 이 기술을 '워터 트랜지스터(Water Transistor)' 플랫폼으로 사업화하고 있다. 해수·산업 폐수·PFAS 오염수 등 어떤 원수가 투입되더라도 고순도 처리수와 농축자원을 산출하는 물 산업 범용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구상이다.
안 이사는 "
트랜지스터가 전자산업을 변혁한 것처럼, 우리는 물 산업의 범용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며 "비즈니스 모델도 반도체 칩 공급 모델과 동일하게 핵심 멤브레인 모듈만 우리가 제조·판매하고, 응용은 파트너가 담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제품 라인업은 멤브레인 단품, 컨테이너형 완성 모듈, 소형 가전형 장비(삼성 C-Lab·DAV 가전개발부 협의 중)로 구성된다. 단계별 시장 확장 전략이다. 현재는 컨테이너형으로 산업 시장에 진입하고, 중기적으로 가정·오지용 소형 시스템, 장기적으로 플랜트급 대규모 시스템까지 확장한다는 로드맵이다.
이미 다수의 검증 데이터도 확보했다. 해수 담수화에서 전기전도도 4μS/cm(음용수 기준 250μS/cm 대비 초정밀), 2차전지 폐수에서 35μS/cm(반도체 초순수 기준 충족), 발전소 비방사성 폐기물에서 99% 이상 제거 성능을 입증했다.
투엔(2N)의 컨테이너형 워터 트랜지스터(Water Transistor) 세부 렌더링 이미지. | 제공 - 투엔 / 2N
"일본·미국·중남미 동시다발 사업화 본격화... 정유·소재·자원 회수 분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해외 사업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메이저 정유사와 2026년 랩 테스트, 2027년 일부 공정 도입 일정을 협의 중이며, 현지 글로벌 상사를 통한 유통 채널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일본 글로벌 소재기업과도 수십억 원 규모의 사업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 연구소와 인산염 비료 폐수 댐 내 희토류·리튬 회수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 관련 정부 지원 프로그램 신청도 진행하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글로벌 철강기업 현지 법인과 리튬 농축 기술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식품기업과는 가열 없이 당을 농축하는 저에너지 솔루션을 협의 중이다.
국내에서는 K-water 포항지사 테스트베드에서 형산강 오염수 90~96% 저감 성과로 공식 성능 확인서를 취득했다. 환경부 120억 원 규모 컨소시엄 과제에도 8대 1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2025년에는 육군 전투 실험 첫 참여, 강소기업 선정, 대기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진행 등의 성과도 함께 기록했다.
안 이사는
"이번 PFAS 99.998% 결과는 우리 기술이 해수 담수화·산업 폐수·자원 회수까지 동시 적용 가능한 플랫폼임을 입증한 결정적 레퍼런스"라며 "미사일·항공 유압유 미세 수분 제어, 반도체 초순수, 식품 저에너지 농축, 희소자원 회수 등 카테고리별 산업 적용을 빠르게 확장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투엔은 미국 메릴랜드주 개이더스버그에서 열린 ‘KIC DC Tech Summit at the 9th KAPAL Annual Conference’의 글로벌 IR(Investor Relations) 경연에서 관련 기술로 우승을 차지하며 ‘Change Maker Award’를 수상한 바 있다. | 제공 - 투엔 / 2N
"미국·캐나다·유럽 규제 선진 시장 정조준"... 안대원 이사 "어디서든 깨끗한 물 공급이 우리 미션"
마지막으로 안대원 이사는 "우리의 미션은 단순하다. 어디서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이번 PFAS 시험 결과를 발판으로 미국·캐나다·유럽 등 규제 선진 시장에 막증류 기반 PFAS 정화 모듈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공인 기관과의 추가 실증 시험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겠다"며 "PFAS는 시작점일 뿐이다. 워터 트랜지스터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며 물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기술과 양산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엔은 2021년 9월 창립한 수처리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2024년 프리-A 라운드에서 15억 원을 유치한 데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과제 3억 원, 딥테크 팁스 15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26년도에도 환경부 과제(총120규모, 20억 배정), K-water 성능 확인서 취득, 강소기업 선정, 삼성 C-Lab 진행 등 굵직한 레퍼런스를 잇따라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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