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사진=김호성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이번 두나무 지분 인수는 단순 재무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사업 진출,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 법인의 지분 가치 상승, 향후 나스닥 상장 기대감까지 동시에 겨냥한 '일석삼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했다고 15일 밝혔다. 거래 방식은 전액 현금 지급 방식의 구주 매매 계약이다.
카카오는 초기 투자금 약 35억원 대비 수백배 수준의 차익을 실현하며 현금화에 성공했고, 확보한 자금은 AI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하나금융은 단기적인 자본비율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미래 금융 인프라 선점에 베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로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과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이 소폭 하락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바탕으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하나금융은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구조까지 고려한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두나무 주주들은 보유 주식을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로 교환받게 되는 구조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법인 최종 출범 예정일은 2026년 9월 30일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출범이 예상됐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 인허가 절차가 길어지며 일정이 연기됐다.
오는 8월 18일 양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이 의결될 예정이며,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 등을 거쳐 9월 말 통합 법인이 출범하게 된다.
계획대로 거래가 종결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후 통합 법인은 IPO 위원회를 설치하고 최장 7년 이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권은 하나금융이 결국 '두나무 지분 투자'를 통해 향후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하나금융이 보유한 두나무 지분 역시 통합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으로 자동 전환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통합 법인의 기업가치를 약 20조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기반 결제 플랫폼과 업비트 기반 디지털자산 플랫폼이 결합하는 만큼 국내 최대 핀테크 플랫폼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 나스닥 상장 기대감…하나금융 지분 가치도 우상향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통합 네이버파이낸셜의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공식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보다 미국 시장 상장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미 네이버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황에서 통합 법인을 다시 코스피에 상장할 경우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비트를 보유한 가상자산 플랫폼 특성상 미국 시장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된다.
두나무는 지난해 6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오경석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오 대표는 팬코 대표이사 출신으로, 업비트를 단순 거래소를 넘어 지능형 디지털자산 플랫폼이자 미래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오 대표 체제 이후 두나무가 거래소 중심 구조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플랫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단순 지분 가치 상승 이상의 전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디지털자산 기반 자산관리(WM) 시장 선점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특히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기와체인'을 활용한 글로벌 송금 사업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존 SWIFT 기반 해외 송금 대비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구조여서 향후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네이버·두나무 연합의 전략적 우군 역할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 신뢰 측면에서 전통 금융회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가 합병 법인의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결국 이번 거래는 전통 금융과 빅테크, 가상자산 플랫폼이 결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 금융 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1조원 투자로 미래 디지털 금융 사업 진출과 통합 법인 지분 가치 상승, 향후 글로벌 IPO 기대감까지 동시에 노리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 금융당국 심사 변수는 남아
다만 하나금융의 이번 두나무 지분 인수가 규제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자회사 편입 승인 대상은 아니지만, 건전성 관리와 금산분리 측면에서 사실상 일정 부분 모니터링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우선 하나금융이 인수한 두나무 지분은 6.55% 수준으로,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 편입 기준인 15%에 미치지 않는다.
금융회사가 타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해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지만, 이번 거래는 단순 소수 지분 투자에 해당해 금융위원회의 직접적인 자회사 편입 승인 대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경영권 인수 방식이 아닌 전략적 지분 투자 구조를 택한 배경에도 이 같은 규제 현실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 인허가 절차를 거치고 있다.
다만 직접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규제 검토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법상 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일정 규모 이상의 타 법인 주식을 취득하거나 신사업 출자를 진행할 경우 금융감독원 보고 및 건전성 심사 절차가 뒤따른다.
특히 금융당국은 전통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사업 직접 진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투자 역시 법적으로 금산분리 원칙 위반은 아니지만, 하나금융의 BIS 비율과 자본 적정성, 투자 리스크 관리 능력 등에 대한 당국 점검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울러 하나은행의 4대 주주 진입에 따라 두나무 측 역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주요 주주 변경 신고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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