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열흘 동안 대전 도심을 긴장시켰던 늑대 '늑구', 이제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맹수 탈출이라는 상황마저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는 이른바 '늑구 신드롬'은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과제를 남겼는데요. 오늘은 '늑구 신드롬'이 남긴 명암에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차순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열화상 카메라에 노랗게 빛나는 물체.
동물원을 벗어나 농가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늑대 '늑구'입니다.
열흘간 이어진 늑구의 탈주극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산소 주세요. 일단 빨리 옮길게요."
우리 사회엔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았습니다.
시민들은 실시간 동선을 공유하며 마치 게임 하듯 늑대를 쫓았고, 온라인에선 늑구 이름을 딴 가상 화폐와 패러디물이 쏟아졌습니다.
맹수 탈출이라는 아찔한 상황마저 '놀이'처럼 소비된 겁니다.
신미지 / 경기 시흥시
"사진 봤는데 생각보다 안 무섭게 생겨서 좀 친근해 진 거 같아요. 사람들이 귀여워하는 거 같아서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임지율 / 경기 시흥시
"관심을 받는 거를 웬만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관심받으려고 (AI 사진) 올리는 거 같아요."
대중은 늑구 탈출을 각자의 시선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우리를 벗어나 야산을 누비는 모습에 '대리 만족'하며 열광했고, 사살 대신 포획을 요구하며 달라진 '동물권 인식'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짜 정보'도 판을 쳤습니다.
SNS를 달군 정교한 목격 사진은 누군가 AI로 만든 허상이었고, '재미'로 던졌을 이 장난에 수색 당국마저 속아 넘어갔습니다.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
"장난으로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이것이 늑구 수색을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쳐서 많은 자원을 소모하게 했고, 특히 이것이 악용되는 때는 증권시장이라든지 안보 쪽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늑구는 다시 우리 안에 갇혔지만, 맹수의 위협마저 유희로 치부하고, 정보의 진위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분별력'은 여전히 통제를 벗어나 배회하고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가짜 늑대 소동이 던진 이 묵직한 과제는 이제 누가 붙잡아야 할 지, TV조선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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