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간편송금 보편화, 인뱅만의 차별성 빠르게 희석
중저신용자·금리 경쟁 부담…수익성 구조적 한계 노출
카카오·케이·토스 ‘3사 3색’…결국 수익 모델이 경쟁력
차별화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편리함’을 넘어 ‘수익’으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진=AI 이미지]
편리함으로 금융의 판을 바꾼 인터넷전문은행이 스스로 만든 환경에 갇혔다. 비대면 계좌 개설과 간편 송금 등 한때 혁신으로 평가받던 서비스가 금융권 전반의 ‘기본값’이 되면서, 인터넷은행만의 차별성은 빠르게 희석되고 있다.
출범 10년을 맞은 인터넷은행은 이제 ‘편리함’이 아닌 ‘수익 모델’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 ‘편리함’은 기본값…사라진 인뱅의 차별성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 비대면 계좌 개설, 간편 송금,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UX) 등을 앞세워 금융 이용 방식을 바꿨다. 그러나 이 같은 혁신은 더 이상 인터넷은행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수년간 수천억 원 규모의 IT 투자를 이어가며 모바일 앱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그 결과 간편 인증, 실시간 이체, 직관적인 앱 설계 등 핵심 기능은 대부분의 은행 앱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용자 지표 측면에서도 주요 시중은행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000만 명 내외까지 늘어나며 인터넷전문은행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 차별화 요소로 꼽히던 ‘접근성 경쟁력’ 역시 더 이상 뚜렷한 우위로 보기 어려워졌다.
■ 중저신용자·금리 경쟁 ‘이중 압박’…수익 구조 한계
차별성이 희석되면서 인터넷은행의 수익 구조도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약은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비중이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전체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실제로 2025년 4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4.9%, 케이뱅크 32.5%, 카카오뱅크 32.1%로 모두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포용금융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부담이 크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연체율이 높아 충당금 부담이 커지고,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자본 효율성도 떨어진다. 여기에 금리 인상 역시 정책적 제약을 받는 만큼 마진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는 금리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선택지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기 어려운 사업 구조”라고 지적했다.
■ 카카오·케이·토스 ‘3사 3색’…결국은 ‘수익’으로 수렴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경쟁 속에서 수익성 압박에 직면하며 새로운 성장 해법을 찾고 있다. [사진=AI 이미지]
기술 격차가 사라지자 경쟁의 무게중심은 다시 금리로 이동했다. 차별화 수단이 줄어든 상황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금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높은 예금 금리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예대금리차를 크게 벌리기 어렵다.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은 금리 환경과 경쟁 강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결국 ‘기술 경쟁’에서 출발한 인터넷은행이 다시 ‘금리 경쟁’이라는 은행업의 본질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은행들이 내세운 플랫폼 전략 역시 아직은 수익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투자·보험·제휴 서비스 등을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시도하고 있지만, 업권 전반적으로 보면 수수료 및 플랫폼 수익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중은행들이 이미 20~30% 수준의 비이자이익 구조를 구축한 것과 대비된다.
플랫폼 이용자 기반은 빠르게 늘었지만, 이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속도는 더디다. ‘플랫폼형 이용 구조’와 ‘금리 중심 수익 구조’ 간 괴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 속에서 인터넷은행 3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수신 경쟁력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바탕으로 조달 비용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여신과 플랫폼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실제로 비이자이익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금융으로 축을 옮기고 있다.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대출을 빠르게 확대하며 성장과 건전성을 동시에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보증서·담보 중심 포트폴리오와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리스크 관리까지 병행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개인화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세 은행의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과제는 명확하다. 고객을 모으는 데 성공한 플랫폼을 실제 수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플랫폼 확장, 기업금융 강화, 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 전략은 갈라졌지만, 결국 경쟁의 종착지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수렴된다.
인터넷은행의 지난 10년이 ‘편리함’으로 고객을 확보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그 고객으로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혁신이 모두의 무기가 된 지금, 인터넷은행은 ‘편리함 이후’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오늘경제 남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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