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지난 2024년 9월 경북 포항시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신소재공학부 학생 대상 특별 강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기가 미국 소재 대형 빅테크 기업과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계약을 따냈다. 21일 삼성전기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계약금액은 1조5570억 원에 달한다.
거래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기가 기존에 거래해 온 미국 소재 대형 빅테크 기업 중 한 곳으로 파악됐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AI 인프라 부품 시장에서 공급망을 확장하는 계기로 해석된다. 특히 거래 상대방이 미국 소재 대형 기업이고 기존 거래 관계가 있던 고객사라는 점에서 삼성전기의 공급 안정성과 품질 신뢰도가 일정 수준 검증됐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전기는 "계약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계약상대, 주요 계약조건은 유보 기한일의 다음 영업일에 공개될 예정"이라며 "계약의 주요 내용이 경영상 비밀유지 필요로 인해 비공개"라고 밝혔다.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사진=삼성전기]
■ AI 반도체 전력 안정화 부품...첫 대형 수주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육성해 온 실리콘 캐패시터 사업에서 나온 첫 대형 공급 성과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 기반의 초소형 고성능 캐패시터다. AI 서버용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돼 전력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기는 "실리콘 캐패시터가 기존 MLCC 대비 저항이 100배 이상 낮아 고성능 반도체에서 신호 손실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리콘 웨이퍼 기반의 초박형 구조로 설계되어 고밀도 집적화가 가능하며, 고전압·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 MLCC·기판 역량 바탕 공급 확대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고객사 인증 절차도 까다로운 부품으로 꼽힌다. 그동안 시장은 소수 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삼성전기는 "기존 MLCC와 패키지 기판 사업에서 쌓아온 초미세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핵심 공급망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AI 서버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과 모바일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로 공급처를 넓힐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AI 시대 핵심 부품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늘경제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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