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완만한 회복", IB "급격한 둔화" 대조
수출 회복 기대와 비용 충격 현실화 시각차 혼조
성장·물가 동반 압박 가능성에 정책 고민 깊어져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은 지난 10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9%로 제시한 반면,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1%대를 예측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성장률을 1.9%로 제시한 반면,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1% 안팎까지 낮춰 잡으며 경기 둔화 경고 수위를 끌어올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와 영국 글로벌 거시경제 분석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앞서 ADB는 지난 10일 발표한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9%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보다 0.2%p 상향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전략 산업 중심의 재정 지출 확대 기대를 반영한 결과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중동 갈등이 한 달 안에 조기 안정화된다는 가정으로 올해 한국 경제가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해외 주요 기관들은 보다 비관적이다. 나틱시스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0%로 크게 낮췄다. 글로벌 기관 가운데 성장률을 1% 수준까지 끌어내린 사례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역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한국 성장률을 2.0%에서 1.6%로 0.4%p 낮췄다.
이처럼 전망이 극단적으로 갈린 배경에는 ‘전제 조건’의 차이가 자리한다. ADB는 중동 갈등이 단기간 내 안정된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반면 IB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 구조상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취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기업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이는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틱시스는 이러한 환경이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또한 교역 조건 악화가 국내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정책 대응 여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통화 완화 정책을 쓰기 어려워 경기 대응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를 자극하는 동시에 성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중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동 정세가 빠르게 안정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어, 현재의 비관적 전망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오늘경제 남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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