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수요 악재 속, 철강업계 ‘디지털 전환’으로 돌파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철강업계가 생산 현장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며 전통 산업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 기반 공정 운영,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이 경쟁력 확보와 비용 절감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기술연구원 산하에 '공정DX연구소'를 출범시켰다. 기존 공정연구소를 개편해 포스코의 디지털 전환(DX)을 가동했다. 공정DX연구소 내 로봇AI연구그룹은 지난해 12월 단행된 2026년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공식 출범했다. 기존 유사한 제어계측·제조로봇·제어AI연구그룹 등 연구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해 8월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에 있던 '로봇 및 AI 매뉴팩쳐링' 연구 기능을 사업회사 포스코로 이관했다. 로봇과 AI연구 및 철강 공정 연구와 DX 기술을 위해 현장과 가장 가까운 기술연구원으로 옮겨, 기술 개발부터 공정 적용까지 연계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대제철도 생산 현장 중심의 디지털 전환 체계를 강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자사 온라인 철강몰에서 자사 제품과 협력사 제품까지 중개하며 철강 제품 유통 구조를 디지털 전환했다. 또 지난해 말 DX연구개발실을 신설하고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국내 전 사업장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했다. 디지털 전환은 생산·구매·경영지원부터 내부 조직 문화까지 전방위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최근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또 건설 경기 부진과 자동차·가전 등 산업의 성장 둔화까지 더하며 업황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생산 현장 전반의 디지털 기술 도입이 철강 업계에 훈풍을 불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 기술로는 디지털 트윈, AI 기반 공정 제어, 사물인터넷(IoT) 등이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모델과 동일한 가상 모델을 실시간 데이터와 연동해 공정 조건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운전 조건을 찾는 기술이다. 에너지 사용량과 생산 성능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전통적인 제철 공정은 변화가 느리고 복잡하지만, 디지털 트윈과 AI를 결합하면 공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철강업계가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및 안전성 강화 효과도 가능하다.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과 자동화는 생산 중 위험 요일을 미리 파악해 작업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 또 예지보전 시스템을 통해 설비 고장을 미리 예측하면 비가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디지털 전환에는 도전 과제도 있다. 높은 초기 투자 비용,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문제, 전문 인력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중소형 제철사는 대기업에 비해 디지털 전환 여력이 낮아 기술 격차 확대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철강 업계에서도 디지털 전환 수준은 기업별·공정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국내 양대 철강회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노동조합은 최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산업 위기에 따른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를 상대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탄소배출권 제도 개선,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기술 전환 지원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 생산, 안전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기 위해 제조부터 사무까지 전영역에 AI 활용을 늘려가고 있다"며 "인간과 AI, 로봇이 협업해 현장에 누적된 노하우를 발전시켜 제조 기술력을 혁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굿모닝경제 조해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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