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기술 내재화 가속, 실전 역량 검증할까
한 제철소에서 로봇과 노동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
포스코그룹이 국내 로봇 자동화 설루션 전문기업 브릴스(Brils)와 손을 잡으며 그룹 차원의 AX(인공지능 전환) 가속 페달
을 밟았다.
그룹 내 주요 공정에 로봇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전환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번 로봇 동맹이 단순한 기술 결합을 넘어, 제철소 특유의 극한 환경을 극복하고 노사 합의라는 민감한 과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단 관측도 있다.
7일 포스코홀딩스는 전략펀드 50억원과 CVC 펀드 20억원 등 총 70억원을 출자해 브릴스와 함께 그룹 차원의 AX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성과 창출의 변곡점을 공언한 이후 내놓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 중 하나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황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AI 컴퍼니’로의 진화 흐름을 제시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생존을 위해 로봇 기업과의 공동 개발 및 현장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바오우그룹과 유럽 아르셀로미탈은 이미 3~4년 전부터 무인 공장을 가동하며 앞서 나간 상황이다.
공정의 무인화라는 실행 속도 측면에서는 포스코가 이들을 추격하는 형국이다.
다만 단순히 외부 장비를 도입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지분 투자를 통해 로봇 기술 자체를 내재화하려는 포스코의 방식은 미래 주도권 선점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많다.
브릴스는 현대자동차 등에서 검증된 실전형 로봇 SI(시스템 통합) 역량을 보유한 업체다.
이번 70억원 투자는 포스코의 자산 규모나 글로벌 로봇 투자 트렌드에 비춰볼 때 본격적인 투자라기보다 기술력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적 마중물’에 가까운 모습이다.
기존 포스코DX의 플랫폼 위에 브릴스의 정밀 제어 기술을 결합하는 분업 체계를 구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수조 원대 장치 산업인 철강업에서 대규모 인수합병 대신 소액 투자를 택한 것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기술 협력권을 확보하려는 실용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또 브릴스의 경영권을 직접 인수하지 않음으로써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성을 보존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전문가들은 고온과 분진이 상존하는 제철소의 극한 환경이 일반 공정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릴스의 제어 알고리즘이 이러한 가혹 환경에서도 운용 내구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로봇 사업 컨트롤 타워인 포스코DX와의 효율적인 역할 분담 및 시너지 창출 역시 해결 과제로 꼽힌다.
로봇 도입이 현장 인력 재배치와 직무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노사 간 합의 도출’도 사업의 성패를 가를 까다로운 시험대로 거론된다.
국내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이 궁극적으로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하며 노동자와 공존할 수 있는 생산 환경을 만드느냐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국내 로봇 분야 한 관계자는 “자동차 공정에서 검증된 정밀 제어 기술이 까다로운 제철소 환경에서 내구성을 입증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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