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직원 직고용 계획에 노조·정규직 강력 반발...‘별도 직군’ 신설에 차별 우려 제기
업무 난이도와 ‘공정’의 가치 충돌...AI 역설과 정치권 압박에 블루 칼라 업무 재평가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000명을 직고용하기로 한 후 노조와 정규직 직원 모두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협력사 직원들까지 별도 직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인국공’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AI의 발달로 사무직 인력보다 현장 노동자가 더 귀해진 것도 이번 사태의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다만, 피지컬 AI의 발달로 향후 육체 노동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협력사 직원 직고용 계획에 노조·정규직 강력 반발...‘별도 직군’ 신설에 차별 우려 제기
포스코는 지난 8일 포항 및 광양제철소 협력사 현장직 약 7000명을 순차 직고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 직고용이 이뤄진다면 지난 15년간 포스코를 상대로 지속된 불법 파견 소송 28건이 해소될 수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인건비 부담이 있으나
소송 리스크 해소와 안전관리 일원화라는 장기 편익
이 수반될 것”이라며 “
원·하청 구조 재편에 선제적으로 나선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자본비용 격차에 주목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의 시각대로 포스코 입장에서 협력사 직원 직고용이 반드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에 대해 민주노총 소속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기만적 행위’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협력사 직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무력화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정규직 직원들 역시 ‘역차별’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반발은 지난 2020년 발생한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로 인해 초래된 극심한 내부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협력사 직원의 직고용에 대해 기존 정규직 직원들은 채용 절차의 공정성을 이유로 강력히 반대했으며, ‘로또 취업’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확산됐다.
인국공 내 직고용이 이뤄진 후에도 후유증이 지속됐다. 기존 정규직과 직고용된 인력 간의 임금 체계 분리 문제로 인해 내부적인 위화감과 소속감 저하 문제가 지속적으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에서도 과거 50여 명의 협력사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후, 명칭은 '정규직'이지만 기존 정규직과 다른 급여 체계, 승진 구조, 복리후생 기준을 적용받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협력사 직원들은 ‘별도 직군’ 신설을 우려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직접 고용이지만, ‘무늬만 정규직’일 뿐 실질적인 대우는 기존 직원들과 격차를 두기 때문에 "이중 노동시장"이 고착화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무 난이도와 ‘공정’의 가치 충돌...AI 역설과 정치권 압박에 블루 칼라 업무 재평가
정규직 직원들은 '역차별' 주장의 근거로 업무 난이도 차이를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원청은 공정 설계, 제어, 설비 관리 등 관리 및 기술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를 맡고, 하청은 현장 정비, 운반, 단순 조립 등 실행 위주의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다.
판단을 요하는 업무를 수행하려면 높은 경쟁률의 입사 시험과 전문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협력사 직원에게 자신들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공정성을 훼손하는 ‘역차별’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협력사 직원들은 현장의 위험하고 힘든 노동을 전담하며 철강 생산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만큼 합당한 대우와 신분 보장이 필요하다고 맞선다. 이 같은 논리는 산업 현장에 AI가 도입되며 나름의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 인간에게 고도의 지적 능력을 요하던 업무는 AI를 활용해 좀 더 수월하게 처리되는 반면, 현장에서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업무는 여전히 인간의 육체 노동에 대한 의존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생성형 AI가 화이트칼라의 고난도 사무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역설적으로 현장에서 물리적 기술을 쓰는 블루칼라 업무의 희소성이 재평가되고 있다. 물론 다관절 로봇과 무인 설비를 통한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포스코가 7000명을 직고용한다는 것은 여전히 기계로 대체하기 어려운 업무 영역이 존재함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포스코는 지난 7일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 ‘브릴스’ 투자 소식을 알리며, 산업 현장 고강도·고위험의 수작업을 대체하는 로봇 도입 확대로 제조 AX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장은 아니더라도, 피지컬 AI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 인력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5일 로봇 도입에 관한 <
본지
>의 질의에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닌 보조하기 위한 것
"이라며 "
사고 위험을 낮추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게 목적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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