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시현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에 인간형 로봇이 처음으로 배치되면서 전투 방식 자체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 미국 방산 스타트업이 개발한 로봇이 실제 정찰 임무에 투입되며 전장에서 인간 병력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기 시작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번 배치는 단순 기술 실험을 넘어 향후 전쟁 수행 방식과 국제 규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자율 판단 능력을 갖춘 무기의 등장으로 책임 소재와 민간인 보호 문제 등 새로운 쟁점이 부상하고 있다.
전장에서 시험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팬텀 MK-1’ 모습. (사진=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팬텀 MK-1’은 미국 기업 파운데이션 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으로, 지난달 2대가 실전 배치됐다. 현재는 최전방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 중이다.
○ 인간형 로봇, 전투 현장 투입 현실화
이 로봇은 키 180㎝, 무게 80㎏ 수준으로 제작됐다. 약 20㎏의 장비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시속 6㎞로 이동할 수 있어 일반 보병의 행군 속도와 유사하다. 전신 관절은 전기모터로 구동되며, 다수의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핵심은 자율 판단 능력이다. 탑재된 AI가 전장 상황을 분석해 이동 경로를 스스로 결정한다. 현재는 정찰 위주로 운용되지만 설계상 소총 등 개인 화기 사용, 물자 수송, 폭발물 제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공격 주체가 인간에서 기계로 확장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 전쟁 문턱 낮추는 기술…책임 공백 논란
개발사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르블랑은 로봇 투입이 병력 손실을 줄이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미 해병대 출신인 그는 극한 환경에서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피로와 공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점을 장점으로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우려가 더 크게 제기된다. 자율 무기가 확산될 경우 인명 피해 부담이 줄어들어 전쟁 개시 자체가 쉬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작동이나 해킹으로 민간인을 공격할 경우 책임이 지휘관인지 개발자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목된다.
국제인도법 관점에서도 논쟁이 커지고 있다.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해야 하는 전쟁 규범을 기계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잘못된 타격이 발생할 경우 전쟁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국방부는 현재 자동화 무기 사용 시 인간의 최종 승인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통신 장애로 인해 드론 등 일부 무기가 자율적으로 공격을 수행하는 사례가 이미 확인되고 있다. 완전 자율형 살상무기 체계의 등장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전쟁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는 영역이 확대될수록, 전쟁의 책임과 통제에 대한 국제 규범 정립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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