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욱 동양대 총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 총장은 영주와 동두천, 이른바 '듀얼 캠퍼스' 특성화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영식 기자]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 위기, 등록금 동결 장기화, 디지털 대전환, 그리고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의 본격화까지. 지금 대학가는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 변화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특히 지역의 중소 규모 대학들은 단순한 존속이 아니라 ‘과연 왜 이 대학이어야 하는가’를 증명해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동양대학교 역시 이 같은 질문에서 예외일 수 없다. 다만 동양대는 공직과 철도라는 전통적 강점 위에 동두천캠퍼스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게임‧웹툰‧e스포츠 등 신산업 분야를 결합하며 또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최재욱 총장은 동양대의 현재를 “전통적 강점 위에 디지털 혁신을 입히는 전환기”로 규정했다. 그는 영주캠퍼스의 철도‧간호‧스마트기계 특성화와 동두천캠퍼스의 문화콘텐츠‧디지털 혁신 역량을 단순 병렬이 아니라 전략적 분업 구조로 재배치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경기RISE와 경북RISE를 동시에 수행하는 전국적으로 드문 ‘이중 권역 참여대학’이라는 점을 동양대의 구조적 경쟁력으로 해석하면서 “지역 전략산업과 대학의 특성화 인프라를 정교하게 맞물리게 하는 게 향후 대학 생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현장에서 지켜본 최 총장은 더욱 직설적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동양대학교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해왔다”고 했다. 수도권 대학 법인에서 30년 가까이 직‧간접적으로 대학 운영을 지켜보며, 규제와 재정 압박 속에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건실한 재단’, ‘시대를 읽는 판단’, ‘대학만의 색깔’이 필요하다고 체감했다는 것이다. 그는 동두천캠퍼스 이전을 두고도 “당시로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대담한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동양대에 절묘한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가 주목하는 미래 키워드는 분명해 보인다. AI 시대가 바꿔놓을 노동 문법에 따라 늘어날 여가 시간을 채우기 위한 문화와 콘텐츠 산업의 성장이다. 최 총장은 동양대가 이미 게임‧웹툰‧애니메이션‧연기예술‧영상미디어‧e스포츠 등과 같은 전공 기반을 선점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를 K-컬처와 접목해 교육‧취업‧정주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복안을 내놨다. 아울러 영주캠퍼스가 지닌 철도‧보건‧기계 분야의 전통적 전문성 역시 지역 산업과 맞물리며 더욱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본지 취재진은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동두천시 소재 동양대 총장실에서 최 총장을 만나 동양대의 현주소와 라이즈 대응, 캠퍼스별 전략, 재정 해법, 향후 10년의 청사진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 동양대학교는 개교 30년을 넘어섰다. 제11대 총장으로서 현재 대학의 위치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임기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발전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동양대학교는 지난 30년 동안 대학의 기틀을 다지고, ‘공무원사관학교’와 ‘철도사관학교’ 같은 독자적 브랜드를 구축해 온 대학이다. 7급 지역인재 선발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철도대학은 최근 5년간 541명이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지방 교통공사 등으로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저는 이러한 전통적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다만 지금의 동양대는 여기서 멈추는 대학이 아니라 전통적 강점 위에 디지털 혁신을 입히는 전환기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지방대학이 처한 현실은 냉혹하다. 그렇지만 동양대는 영주캠퍼스의 전통적인 전문성과 동두천캠퍼스의 미래 산업 역량이라는 ‘듀얼캠퍼스 체제’를 갖고 있다. 저는 동양대가 단순히 버티는 대학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 ‘사람이 기회인 대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기 중 가장 중점을 두는 방향은 세 가지다. 첫째는 동양대 교육 역량의 글로벌 플랫폼 실현, 둘째는 지역 산업 밀착형 특성화 완성, 셋째는 데이터 기반 학생 맞춤형 교육으로의 전환이다.
저는 총장으로 오면서 완전히 새로운 길을 그리러 왔다기보다 이미 학교가 어렵게 만들어 온 방향성 위에 동양대만의 색깔을 분명히 입히기 위해 왔다. 동양대는 공대로 출발했다가 위기를 겪었고, 동두천캠퍼스 이전을 계기로 다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기존 학과 정원을 가져와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e스포츠 같은 분야로 재편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를 읽은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는 그 선택이 하나의 학과 개편이 아니라 대학 생존전략 전체와 연결돼야 한다.”
-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가 본격화했다. 동양대는 경기와 경북 두 권역에서 동시에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또 대학들이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보는지 총장님 의견을 구한다.
“동양대학교는 현재 경기RISE사업단과 경북RISE사업단을 동시에 운영하는 전국적으로 드문 ‘이중 권역 라이즈 참여대학’이다. 동두천과 영주 두 캠퍼스가 각각의 지역 특성에 맞게 라이즈를 설계‧운영하고 있다. 각 사업단의 역할 분담과 세부 전략은 다르지만, 대학의 특성화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정주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는 분명하다. 동양대 RISE의 가장 큰 강점은 ‘캠퍼스의 특성화 역량’과 ‘지역의 중점 전략산업’이 비교적 정확히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우선 경북RISE의 경우 5년간 약 175억 원이 지원된다. 김천시와 함께 철도혁신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하면서 철도 및 교통 인프라 분야의 혁신기술 도입, 학생 실무역량 강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철도 직무자격 확보 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또 간호대학은 의성형 헬스케어 환경 구축과 통합돌봄 고도화 사업에 참여해 지역 의료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스마트기계공학과는 영주첨단베어링국가산단과 연결돼 베어링 특성화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경기RISE의 경우 5년간 약 24억 원이 투입되는데, 동두천‧포천‧연천을 중심으로 관광‧MICE 벨트 육성, 늘봄 연계 프로그램 운영, 정주환경 개선 등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라이즈 구조에는 고민할 점도 있다. 현재는 대학이 사업계획을 먼저 만들고 지자체가 참여하는 방식인데, 저는 앞으로 지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지역의 필요를 먼저 제시하고 대학이 인적‧물적 인프라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누구보다 지역의 숨은 이야기와 실제 수요를 잘 아는 쪽은 지자체다. 대학이 평가 규격에 맞는 사업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구조보다 지역에 정말 필요한 과제를 대학이 함께 구현하는 구조가 훨씬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다.
우리가 라이즈나 산단 연계 사업을 하면서 절감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이론적인 청사진과 실제 현장 사이에는 간극이 크다. 기업이 대학에 기대하는 바와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역 산단은 대학이 생각하는 고급 연구인력보다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숙련 인력을 더 원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지방대의 산업 연계 전략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최재욱 동양대 총장은 경기‧경북 등 이중 권역 라이즈(RISE) 참여를 통해 지역산업을 연계한 혁신모델 구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동양대는 캠퍼스별 특성화 전략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주캠퍼스와 동두천캠퍼스를 각각 어떻게 키워갈 계획인지.
“영주캠퍼스는 우리 대학의 모태이자 국가 기간산업을 떠받치는 철도‧제조‧보건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 특히 철도대학은 운전제어, 철도차량, 건설안전, 전기신호, 관제, 자율전공 등 6개 학과를 갖춘 전국 최고 수준의 철도 특성화 체계라고 자부한다. 철도사관학교 시스템 안에서 정규 교과와 비교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전국 유일의 캠퍼스 내 철로와 모터카, 다양한 시뮬레이션 장비를 활용해 학생들이 현장 수준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간호대학 역시 지역 보건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현장 밀착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라이즈 지원을 바탕으로 실습환경을 최신화하고, 의성형 헬스케어 환경 구축과 통합돌봄 고도화 사업에 교수와 학생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영주첨단베어링국가산단과 연계한 스마트기계공학과까지 더해지면서 영주캠퍼스는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특성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두천캠퍼스는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AI, 게임, 웹툰, e스포츠, 연극, 공연, 영상, 디자인 등 미래 콘텐츠 산업을 특성화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보다 PBL, 플립러닝 등 제작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모든 학생이 2개 전공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면서 게임 전공자가 디자인이나 AI를 함께 익히는 식의 융합형 교육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마이크로디그리와 융합전공도 학생들의 진로 선택 폭을 넓히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제가 동두천캠퍼스의 의미를 더 크게 보는 이유는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가 오면 노동시간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결국 사람들은 늘어난 여가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게임, e스포츠, 웹툰, 애니메이션, 연극, 공연, 영상 같은 분야가 미래 사회의 핵심 산업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다소 가볍게 여겨졌던 분야일지라도 지금은 오히려 대학이 가장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할 학문과 산업 영역이 됐다.”
- 특히 총장님은 ‘K-컬처와 대학 교육의 결합 가능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총장님이 구상하시는, 이른바 ‘동양대 K-컬처 글로벌 플랫폼’은 어떤 모델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저는 K-컬처가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반드시 대학이라는 교육 시스템이 뒤를 받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도 많은 외국인 청년이 K-팝이나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만, 대부분은 사설 아카데미에서 짧은 과정을 밟고 돌아가고 있다. 이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 동양대는 이러한 흐름을 대학의 정규 교육과정과 결합해 학사부터 석‧박사까지 이어질 수 있는 체계적 인재양성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의 구상은 ‘오전 학습-오후 현장 실습’의 하이브리드형 실무교육이다. 대학은 K-컬처 산업 구조, 글로벌 마케팅, 기초 이론과 교양을 담당하고, 실제 실기와 프로젝트는 연예기획사나 전문 기업 현장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 맡는 방식이다. 동양대는 현재 여러 연예기획사와 K-뷰티 기업 등과 산학협력 체계를 넓혀가고 있다. 단순한 공동연구가 아니라 기업의 현장을 대학의 교육 현장으로 접목하는 산학협력 모델이 필요하다.
실제 최근에는 삼육대학교와 ‘K-Pop 창의 인재 사업’, 미려코스와의 ‘K-뷰티 인재 양성 협약’ 등을 통해 산업 현장과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이 모델의 핵심은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히 숫자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문화 전도사’로 키워내는 데 있다. 이들 모두가 가수나 아티스트로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 게임‧웹툰‧애니메이션‧e스포츠와 같은 연관 전공 역량까지 갖추게 되면, 이들은 자국에서 한국 문화를 확산시키는 핵심 인력이 될 수 있다. 일부는 한국 산업 현장에 정주하고, 일부는 귀국해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선두 주자가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최재욱 총장은 동양대를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교육‧취업‧정주를 잇는 대학 시스템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등록금 동결 장기화 속에서 대학 재정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총장님은 어떤 대책을 구상하고 있으며, 향후 등록금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대학의 재정 위기는 이미 한계치에 가까워졌다. 지난 14년간 등록금이 사실상 묶이면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인하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도 최근 2년간 법정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인상을 단행했지만,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유지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단순히 가계 부담 완화만을 목표로 등록금 정책을 묶어두는 것은 결국 고등교육의 질 저하와 지역대학 소멸, 국가 미래 인재양성 기반 약화로 되돌아올 수 있다.
그렇다고 대학이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동양대는 스스로 활로를 찾기 위해 재정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 확보, 캠퍼스 이전 후 발생한 유휴 부지의 전략적 활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유학생 산학협력 모델을 본격화해 2028년까지 유학생 규모를 2,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참여 유학생의 30% 이상을 협력기업 취업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반응이 뜨겁다. 당초 한 학기 200명 규모 정도를 모집할 생각이었으나, 실제 문의와 관심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 지금이 K-컬처의 황금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런 열기를 일회성 수요로 흘려보내지 않고, 대학의 교육 체계 속으로 흡수하는 일이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산학협력을 별개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학 성장모델로 통합해야 대학 재정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지방 중소 규모 대학의 생존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동양대가 운영 중인 ‘공무원사관학교’와 ‘철도사관학교’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의 배경과 효과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 대학의 사관학교 시스템은 특성화 전략을 고도화하는 핵심 동력이다. 학생들이 단순히 학과에 입학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목표로 하는 분야에 실제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정규 교과와 비교과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다중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철도대학만 하더라도 신입생 단계에서 선배와의 만남, 현장 방문, 공기업 진출자 특강 등을 통해 전공과 진로를 탐색하게 하고, 이후에는 철도사관학교의 실습체계 속에서 전문성을 키우도록 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철도대학은 최근 5년간 541명의 철도 관련 공공기관 취업 실적을 냈다. 중요한 것은 정량적 취업 숫자는 물론, 대학이 학생의 목표 도달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도사관학교는 재학생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도 운영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평생교육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결국 동양대의 특성화는 특정 학과를 키우는 범위를 뛰어넘어 대학의 사회적 역할과 생존전략 전체와 연결돼 있다.”
- 동양대는 국내 최고 수준의 철도특성화 대학으로 꼽힌다. 철도 특성화의 경쟁력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무엇인지.
“동양대 철도교육의 가장 큰 경쟁력은 철도 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풀라인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주캠퍼스는 운전‧관제‧차량‧토목‧전기신호 등 실무 중심이며, 동두천캠퍼스는 글로벌철도인프라공학과와 철도시스템공학과를 통해 기술혁신과 글로벌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장 실습은 영주에서, 기술혁신과 글로벌 확장은 동두천에서 보완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영주캠퍼스 철도사관학교는 국토교통부 지정 철도차량 운전면허 교육훈련기관으로, 실제 철도 현장과 유사한 시뮬레이터와 통합교육실습센터를 갖추고 있다. 학생들이 현장에 투입되자마자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철도 취업은 곧 동양대’라는 말이 생겼다고 본다.
앞으로는 세 가지 방향으로 철도 특성화를 진화시킬 계획이다. 첫째는 AI 기반 자율주행 철도, 빅데이터 예방정비, IoT(사물인터넷) 기반 안전관리 등 DX(디지털전환) 기반 스마트 철도 인재 양성이다. 둘째는 경북도‧김천시와 추진 중인 ‘철도혁신 테스트베드’를 통한 지역 연계형 철도 혁신 거점 구축이다. 셋째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해외 기관과의 교육교류 확대를 통한 글로벌 철도교육 표준 제시다. K-철도의 세계화 흐름 속에서 동양대 철도교육도 국내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 한국대학신문의 슬로건인 ‘대학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동양대만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미래 신입생에게 내세울 강점은 무엇인지.
“동양대의 경쟁력은 국가 기간산업과 미래 산업을 동시에 겨냥한 인재 양성 구조에 있다. 철도‧공직‧보건처럼 국가의 기반을 떠받치는 분야와 K-콘텐츠‧AI‧게임‧웹툰처럼 미래 산업을 이끌 분야를 함께 갖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철도사관학교 같은 독보적인 교육 인프라는 학생들의 꿈을 구체적인 진로로 연결하는 힘이 있다.
가까운 미래 동양대학교는 K-컬처를 기반으로 교육‧취업‧정주까지 연결하는 ‘원스톱 글로벌 인재 양성 대학’을 꿈꾸고 있다. K-팝, K-뷰티, 콘텐츠, 플랫폼 등 K-컬처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함으로써 학생들은 단순 학습을 넘어 실제 산업 생태계를 경험하도록 한다. 이러한 모델은 단순한 고등교육 수준이 아닌 글로벌 산업 인재를 육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는 유연한 전공 선택 제도다. 창의자율전공학부와 철도자율전공학부를 통해 학생들의 탐색 기회를 넓히고 있으며, 동두천캠퍼스는 2개 전공 의무 이수 제도를 통해 융합형 멀티플레이어 인재를 키우고 있다. 저는 대학이 경쟁시키는 곳이 아니라 학생에게 맞는 길을 찾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지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영주캠퍼스는 KTX로 서울에서 1시간 30분대, 동두천캠퍼스는 1호선 동두천역에서 도보 5분 거리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더해 ‘듀얼캠퍼스의 경험 가치’를 강조하고 싶다. 동두천이 산업과 현장, 속도와 연결의 캠퍼스라면, 영주는 대학 본연의 서정성과 사색, 공동체 경험을 줄 수 있는 캠퍼스다. 두 공간을 모두 경험하는 것 자체가 동양대만의 교육 자산이 될 수 있다.”
- 최근 디지털 혁신과 인구급감 대응, 두 가지 사안이 우리 사회는 물론 대학가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총장님이 구상하는 동양대만의 접근 전략이나 성과가 있다면.
“동양대학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동두천캠퍼스를 중심으로 AI, 게임, 웹툰 등 미래 유망 산업 학과를 신설하며 디지털 전환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에 더해 전통적인 강의식 교육에서 탈피, 블렌디드 러닝, 플립 러닝, PBL 등 혁신 교수법을 전면 확대하며 교육의 질적 도약을 꾀하고 있으며, 디지털 혁신 측면에서 산업과 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 플랫폼, 엔터테인먼트 등 디지털 기반 산업과 연계된 실무형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디지털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래 교육 환경에 최적화된 학습지원시스템(LMS) 및 대학 행정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밀한 학사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교수‧학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위기 속에서 지역 캠퍼스의 생존을 위해 학생 모집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변화해 나가겠다. 기존 학령인구 중심에서 벗어나 성인 학습자, 재직자, 외국인 유학생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라이즈 등을 통해 지역 산업 기반과 연계한 캠퍼스별 특성화 전략을 한층 고도화해 나가겠다.”
이번 인터뷰에서 최재욱 동양대 총장(오른쪽)이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총장으로서 앞으로의 동양대가 지향하는 인재상과 10년 후 대학의 모습은 무엇인지. 재학생‧학부모‧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부탁드린다.
“2016년 일부 학과의 동두천 이전 당시만 해도 지역사회와 동문들 사이에 ‘영주 공동화(空洞化)’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그때도 영주캠퍼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영주를 살리고 동두천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지금은 양 캠퍼스 학생 모집 환경이 크게 개선됐고, 올해는 정원 내‧외 모두 100% 충원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도 냈다.
앞으로 10년 후 동양대는 첨단 교육환경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유연한 학습체계를 갖추고, 산업과 긴밀히 연계된 실무 중심 교육을 더욱 강화한 대학이 될 것이다. 성인학습자와 외국인 학생까지 포용하는 열린 대학으로 확장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혁신 거점이 되는 것이 목표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대학이 돼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영주캠퍼스가 보유한 가치를 더욱 살리고 싶다. 서울의 대학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넓고 아름다운 캠퍼스를 우리는 갖고 있다. 영주의 고즈넉한 자연과 한옥 공간에서 학생들이 일정 기간 기숙형 공동체 경험을 하고, 다시 동두천의 역동적인 산업 현장과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캠퍼스 운영이 아니라 교육철학이 될 수 있다.
저는 미국 명문 사립대들이 숲속 캠퍼스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기숙형 교육 모델을 보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 동양대 역시 우리만의 방식으로 그런 낭만과 깊이를 되살릴 수 있다.
저는 총장으로 부임 직후 교수님들의 태도에서 가장 큰 힘을 봤다. 영주에서 학령인구 감소의 시련을 직접 견뎌낸 교수진이라는 점에서 여기로부터 나오는 결속력과 절박함은 대단하다. 위기를 통과한 조직은 다르다. 지금 동양대는 AI 시대의 변화, K-컬처의 확장, 이에 더해 학교가 오랜 시간 준비해 온 특성화 학과들이 맞물리는 아주 중요한 타이밍을 맞고 있다. 저는 이 힘을 잘 묶어낸다면 동양대가 큰 대학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 우리만의 활로를 충분히 개척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최재욱 총장은…
2025년 12월 취임한 최재욱 총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를, 동양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학교법인 단호학원 기획실장과 법인 상임감사, 법인 이사, 법인 상임이사 등을 지내며 대학 법인 운영 전반을 경험했으며, ㈜신극동제분 상무이사와 ㈜볼빅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산업 현장 경영 경험도 두루 갖췄다. 이후 용인대학교 특임교수를 지냈고, 2024년 9월부터 학교법인 현암학원 이사를 맡고 있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김영식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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