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조합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압박하며 불참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9일 홈페이지 공지글에서 "4월 23일 집회, 5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5월 파업은 DS 부문 사업부, 팀별 연차 혹은 쟁의근태 참여율을 공개하겠다"고 썼다. 최 위원장은 "참여하지 않는 사업부는 성과급과 근로조건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앞서 최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파업 기간 신고센터를 운영해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을 신고하면 포상하는 제도도 운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도 높은 압박은 2024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파업 실패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와 맞닿아 있다. 당시 3만2000명 노조가 25일간 파업에 나섰지만 실제 생산 차질은 없었고, 별다른 성과 없이 복귀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이러한 강경 발언에 대한 반발도 나온다. 최 위원장의 공지글 아래에는 한 조합원이 "가입률을 높이고자 한 표현인지, 정말 차별 대우에 대한 내용인지 명확하게 해주시면 좋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DX 소속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조합원은 "DX 인력도 노조의 일원입니다. DS만 생각하지 마시고요"라고 적었다. 파운드리 직원으로 보이는 조합원은 "필요할 땐 원팀이라더니 차별은 인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반면 "위원장님의 글을 곡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업부 갈라치기가 아니라 한 분이라도 더 설득해달라는 의미"라며 노조를 옹호하는 댓글도 달렸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개편안이 부문별, 사업부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한다.
이번 노사 갈등 핵심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다. 현재 삼성전자는 OPI를 연봉의 최대 50%로 제한하고 있다. 노조는 이 상한을 제도적으로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고, 회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협상 경과를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 회사는 DS 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다' 등급 직원 기준으로 경쟁사와 동등 수준 이상의 성과급 지급률을 보장하는 특별 포상안을 노조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를 위해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 13%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노조가 요구한 10%를 웃도는 수치다.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경영성과 개선 시 OPI 50%에 추가로 25%를 더해 최대 75%를 지급하는 방안도 내놨다. 임금 인상률 6.2%, 최대 5억원 주택 대출, 출산경조금 최대 5배 인상안도 함께 제시했다.
노조는 그러나 일회성 특별 포상이 아닌 제도 변경을 통한 영구적 상한 폐지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이를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의 제도화를 요구했다.
사측은 이 방식을 실제 수치에 적용하면 수년째 적자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OPI 지급률은 현행 47%에서 11%로 급락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OPI는 사업부가 아닌 부문 전체 실적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 역시 사업 특성상 메모리 수준의 이익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부와 더불어 DX 부문 전체가 파업 참여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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