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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티켓값 560% 폭등해도… 항공사, '마진 압박'에 운항 축소

유류할증료 인상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항공권 가격 추가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예약을 서두르면서 네이버 항공권 거래액과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할...

티켓값 560% 폭등해도… 항공사, '마진 압박'에 운항 축소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중동 사태 여파로 항공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모양새다. 운임 인상으로도 유류비·환율 상승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임 급등에도 비용 못 따라가"… 전가 한계 뚜렷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공권 가격은 최대 560%까지 상승했다. 이번 티켓값 급등은 여름과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서치 업체 올튼 에이비에이션 컨설턴시는 지난 23일 기준 홍콩~런던 노선 평균 운임이 3318달러(약 498만원)로 전달 대비 560% 뛰었다. 방콕~프랑크푸르트 노선은 2870달러(약 430만원)로 505% 상승했고 시드니~런던 노선 역시 400% 넘게 올랐다.

오는 6월 항공권 가격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에서 유럽으로 가는 주요 7개 노선 평균 운임은 전년 동월 대비 70% 올랐고 유럽발 아시아 노선 역시 최대 7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운임 급등이 항공사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류비와 환율 상승,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운항 비용 증가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가격 인상분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항공유 가격은 급격히 뛰었다. 글로벌 에너지 리서치 기관 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533.32센트로 전쟁 직전 대비 138% 상승했다. 항공유 비중도 기존 30% 안팎에서 최대 50%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유류할증료로 이를 모두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유류비가 전달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할증료로 보전 가능한 수준은 증가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항공권 가격 상승이 일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지만 전체 비용 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사 관계자는 “운임이 오르긴 했지만 비용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항공사는 사실상 손익 방어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인상에 나섰다. 에어프랑스-KLM, 캐세이퍼시픽, 에어뉴질랜드 등이 4월 유류할증료를 올렸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인천공항에서 시민들이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비상경영 확산 조짐… 노선 감편·공급 조정 본격화

이 같은 비용 압박은 곧바로 경영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투자와 비용 구조 전반을 점검하고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운항 축소도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 11곳 중 5곳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노선 비운항을 결정했으며 추가 감편 검토도 이어진다.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은 괌·클라크·나트랑·푸꾸옥 등 주요 노선에서 수십 편 규모의 운항을 줄이기로 했다.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는 에어프레미아는 미주와 동남아 노선에서 총 50편 감편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탑승률이 낮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 조정이 본격화된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노선의 경우 현지 항공유 가격 인상 요구까지 겹치면서 감편 압력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저비용항공사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크다.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 부담이 직접 반영된다. 유가 헤지 수단과 운임 인상 여력도 제한적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선구매’ 현상이 나타났다. 유류할증료 인상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항공권 가격 추가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예약을 서두르면서 네이버 항공권 거래액과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일부 항공사의 생존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사들은 최근 정부에 항공유 수급 지원과 운수권·슬롯 회수 유예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 재무구조 개선 명령 이행 기한을 한시적으로 연장하고 항공유 수급 상황과 업계 영향을 점검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책 대응 여부에 따라 항공업계 재편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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