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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특별기고] AI가 바꾸는 일자리, 국가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나

지난 회에 AI가 유토피아로 가는 길목에는 '거친 조정기'가 놓여 있다고 썼다. 그 조정기의 한복판에 일자리가 있다.

[특별기고] AI가 바꾸는 일자리, 국가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나

-지켜야 할 것은 ‘일자리’가 아니라 ‘사람’

이영세 前 대구사이버대 총장 경제학박사

지난 회에 AI가 유토피아로 가는 길목에는 '거친 조정기'가 놓여 있다고 썼다. 그 조정기의 한복판에 일자리가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생성형 AI 확산으로 10년 뒤 연간 약 25만6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감소 압력은 전문가·사무직·판매직 등 중·고숙련 직종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어떤 일자리가 먼저 흔들리는가.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회계·경리, 기획·마케팅 같은 사무직과 판매직, 전문가 직군에서, 에이전틱 AI는 고객서비스·금융 관리직에서, 로봇 같은 피지컬 AI는 기계조작과 단순노무 직군에서 노출도가 높다. 사무실과 공장이 동시에 AI의 영향권에 들어선 셈이다.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것은 청년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사라진 청년 일자리의 94%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나왔고, 고학력일수록 타격이 컸다고 분석했다. 신입이 맡던 초급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일을 배우며 성장하는 '경력 사다리'의 첫 칸이 사라지고 있다. 구직 청년의 63.8%가 희망 직무가 AI로 대체되거나 축소될 것이라고 답할 만큼 불안도 크다.

지역은 이중의 충격을 받는다. AI 확산 이후 3년간 늘어난 생성형 AI 고노출 일자리 24만7000명 가운데 80.8%가 수도권에서 생겼다. 반면 피지컬 AI 노출도는 경북·전남·충북·울산 등 비수도권이 높았다. 새로 생기는 좋은 일자리는 수도권으로 가고, 자동화의 충격은 지방 공장에 남는 구조다. 이대로라면 지역 청년의 수도권 유출은 더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원칙은 분명하다. 국가가 지켜야 할 것은 사라지는 일자리 자체가 아니라 그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다. 중앙정부는 '안전망과 재원'을 맡아야 한다. 고용보험을 플랫폼·프리랜서 노동까지 넓히고, 전 생애에 걸친 재교육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 그 재원의 일부는 AI가 만든 초과이익에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다. 또한 AI 도입을 지원받는 기업이 청년 채용과 인턴십으로 화답하도록 해 끊어진 사다리를 다시 놓아야 한다.

지방정부는 '전환과 현장'을 책임져야 한다. 지역 산업에 맞는 직무 전환 훈련을 설계하고, 중소기업이 함께 쓰는 GPU센터와 데이터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지역 거점대학을 AI 교육과 연구의 허브로 키워 청년이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은 이 과제를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곳이다. AI 전환을 공장 자동화로만 끝내면 고용 충격만 남는다. 제조업을 지식서비스와 결합해 새 일자리로 연결한다면 지역이 AI 시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자리 문제에서 국가의 책임은 변화를 막는 데 있지 않고, 그 변화를 사람이 건너갈 수 있게 다리를 놓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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