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이민 문제 등 직격
요한 바오로 2세는 민주화 불씨
미국·이란 전쟁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오 14세(사진) 교황 간 설전이 오가는 등 때아닌 ‘정교(政敎)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과거 프란치스코 전 교황, 베네딕트 16세 전 교황 등 현실 정치에 깊게 관여한 현대 교황들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13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수일간 비판을 주고받았던 것을 두고 ‘교황이 지정학적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짚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레오 14세 교황이 공식 석상에서 잇따라 전쟁을 강하게 비판하자 전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교황은 원치 않는다”며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레오는 바티칸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스스로를 예수에 비유한 듯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올렸다가 가톨릭뿐 아니라 자신의 핵심 지지기반인 보수 개신교계의 강한 비판을 받고 삭제하기도 했다.
이에 NYT는 20세기 이후에도 일부 교황들이 “세속 권력과 직접적으로 충돌하거나 심지어 정치적 변화를 촉발하기도 했다”며 5명의 전 교황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2013년 즉위한 직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 기후변화, 빈곤, 이민 문제 등에 대해 가장 직설적 발언을 내놓은 교황으로 평가받는다. 즉위 수 주 만에 떠난 해외 순방에서 그는 지중해를 건너오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도착하는 이탈리아령 람페두사섬을 방문하고 이민자들을 “형제자매”라고 칭했다. 또 “만약 누군가가 동성애자이고 주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내가 누구를 판단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하는 등 동성애 이슈에도 관심을 보였다.
베네딕트 16세 전 교황은 2006년 독일에서 14세기 비잔틴 황제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교가 폭력성을 띤 종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초의 폴란드 출신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는 냉전 중인 1979년 고국을 방문해 “두려워하지 마라”고 발언했는데 전문가들은 해당 메시지가 폴란드의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민주화 운동의 뿌리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1963년부터 1978년까지 역임한 바오로 6세 전 교황은 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장려하기 위해 매년 새해 첫날 바티칸에서 개최되는 ‘평화의 날’을 제정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교황이었던 비오 12세는 유대인 학살 등에 대해 침묵했다는 이유로 후대의 비판을 받았다고 NY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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