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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투자 MOU 체결 후 폐업·잠적…이행 안해도 법적구속력 없어

안경·렌즈 제조업체 A사 1년 뒤 폐업 AI 기반 시각장애콘텐츠 개발 B기업 대표 해외 도피… 투자 이뤄지기 어려워 경기불황·기업 리스크에 ‘없던 일로’ [충청투데이 김중곤·] 지난 1일 찾은 대전 대덕구 신일동...

투자 MOU 체결 후 폐업·잠적…이행 안해도 법적구속력 없어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콘텐츠 개발업체 B사의 본사. B사는 2023년 5월 대전시와 321억원 규모 투자 업무협약(MOU)을 맺었는데 횡령 혐의를 받던 대표가 해외 도피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10월경 알려졌다. 사진=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지난 1일 찾은 대전 대덕구 신일동 대전제4일반산업단지 소재 한 건물. 인터넷 지도에서는 8개 기업 입주해 있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당초 이곳엔 2022년 7월 대전시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안경 및 안경렌즈 제조업체 A사의 사업장이 있었다.

당시 시는 민선 8기 첫 투자 유치 성과라며 A사를 포함한 4개 기업이 총 562억원을 투자해 지역에 190여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이후 약 3년 10개월이 흐른 현 시점, 산단 내 건물에서 만난 다른 업체 직원들은 A사가 2023년 12월 일찌감치 폐업했다고 전했다.

이듬해 1월 다른 회사에 인수됐지만 그 회사도 지난해 9월 결국 문을 닫으며 이들이 입주해 있던 공간도 조만간 다른 회사가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산단 관계자는 "A사는 진즉 사라졌고 이후 넘겨받은 회사도 외국에 기계를 다 팔았다고 들었고 현재 산단 건물에 없다"고 했다.

대전 대덕구 신일동 대전제4일반산업단지 소재 건물 내 입주공간 출입문. 2022년 7월 대전시와 투자 유치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이듬해 12월 폐업한 안경 및 안경렌즈 제조업체 A사가 있던 곳이다. 현재는 비워 있고 출입문에는 상호가 붙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같은날 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공원 주변 골목길. 단독주택과 비슷한 한 건물은 2023년 5월 대전시와 투자 MOU를 맺은 시각장애인 콘텐츠 개발업체 B사의 본사다.

시는 당시 MOU를 체결하며 B사를 세계 유일 인공지능 기반 시각장애 콘텐츠를 개발한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했다.

B사는 321억원을 들여 대전과 서울, 경기에 분산된 사업장을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신동지구로 통합 이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금 횡령 의혹을 받던 B사 대표가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지난해 10월경 알려지면서, B사의 대전 투자가 실제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처럼 지자체와 기업이 맺은 MOU가 반드시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인 만큼 경기 불황, 기업 리스크 등에 따라 얼마든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MOU가 진짜 투자로 이어지는지는 지역민에게 중요한 문제지만, 지자체는 ‘법인 등 경영상 비밀침해’라는 이유에 숨어 기업별 이행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MOU 이후 상황을 알 수 없는 지자체의 기업 투자 유치 성과는 민선 8기(지난 2월까지 누적) 충청권에서만 충북 341개사 78조 4635억원, 충남 332개사 45조 7827억원, 대전 107개사 2조 7474억원에 달한다.

세종은 같은기간 48개사와 3조 4088억원 규모 협약을 맺었고, 지난 2월까지 10개사가 6647억원(19.5%) 투자를 완료한 것이 정보공개청구로 확인됐다.

이광진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위원장은 "경실련 차원에서도 예전에 정보공개청구로 MOU상 실적과 실제 투자받은 금액을 요구했다. 대전시는 당시 몇억불을 유치했다고 했는데 막상 투자 받은 돈은 10억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오민지 기자 omj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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