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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통신비 인하 역설③] 요금 내려가는데…업계 미래 이상 없나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이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임형도 경희대 특임교수는 "빅테크들은 AI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최근에는 'TaaS(Token as a Service)'처럼 AI...

[통신비 인하 역설③] 요금 내려가는데…업계 미래 이상 없나

이동통신 3사 로고 [출처=각 사]

[편집자 주]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비 부담 완화와 선택권 확대라는 긍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시장 구조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통신3사는 중저가 요금제 확대와 마케팅 경쟁에 나섰으며 알뜰폰 업계는 가입자 이탈과 망 사용료, 마케팅 비용 부담이 겹치며 생존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AI·데이터센터·6G 등 미래 투자 확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과도한 요금 인하 경쟁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지는 '통신비 인하 역설' 기획을 통해 정부 정책 변화와 통신시장 재편, 알뜰폰 위기, 그리고 소비자 혜택과 산업 경쟁력이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차례로 짚어본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시행이 상반기 중 시행됨에 따라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됨에 따라 단순한 요금 인하가 아니라 이에 걸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알뜰폰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무분별한 지원이 아니라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는 상반기 중 모든 요금제에 요금 인상 없이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월간 제공되는 데이터를 다 사용해도 카카오톡과 지도 검색이 가능한 수준(400Kbps)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무료로 쓸 수 있다.

과기부는 약 717만 명의 이용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며, 연간 약 3221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 3사 추산에 따르면, 모든 요금제에 400kbps 속도의 QoS를 무상 적용하고 고령층 지원을 확대함에 따라 발생하는 연간 매출 감소액은 총 3811억원이다.

세부적으로는 데이터 초과 사용 매출(1137억9000만원)과 QoS 부가서비스 매출(304억5000만원) 등이 줄어들며 무선 부문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현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전날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내부적으로는 안심옵션(QoS) 요금제 도입에 따른 요금 하락이 시장 매출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통신 3사의 매출 감소 전망치(3811억원)는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매출(60조8000억원) 및 영업이익(3조8000억원)을 감안하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알뜰폰으로 초저가 수요는 이미 상당수 이동한 상태라 고가 요금제 고객의 이동을 크게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아가 단순한 통신비 인하가 아니라 AI 시대에 걸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I를 사용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AI 접근성과 통신비용 구조 전반을 어우러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이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임형도 경희대 특임교수는 "빅테크들은 AI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최근에는 'TaaS(Token as a Service)'처럼 AI 사용량에 따라 토큰 단위로 과금하는 방식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요금 인하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새로운 비용 구조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0원' 요금제 등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알뜰폰업계의 발전을 위해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과기부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중 하나로 독립계 알뜰폰사의 요금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알뜰폰업체가 알뜰폰만의 자체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도매제공의무사업자(SKT)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 낮췄다.

또한 통신 3사처럼 이용자 맞춤형 요금제를 자유롭게 출시할 수 있는 '풀(Full) MVNO'로 전환 촉진을 위한 제도 지원을 제시했다. 해외로밍 상품 제공 확대 등 부가서비스 확대도 추진 대상이다.

이를 통해 1만원대에 20GB를 제공하는 5G 요금제 등 알뜰폰만의 저렴하고 다양한 요금제 출시할 수 있도록 해 독자적 요금 설계・운용 역량을 가진 대형 풀MVNO를 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시행을 앞두고 알뜰폰업계에서는 공짜 요금제나 '월 10원' 요금제 등 무분별한 요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모회사나 정책 지원보다는 소비자 편익을 제공하지 못하는 알뜰폰업체는 정리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알뜰폰업체는 50여개에 이른다. 그런데 과기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9월 기준 통신 3사 자회사 알뜰폰의 이용자가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통신 3사 자회사 알뜰폰업체는 5개로 업계의 약 10%에 불과하다. 이들이 시장의 절반을 점유할 수 있는 데에는 모회사의 막강한 자금력 영향이 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알뜰폰업체는 모회사 지원이나 정부 지원을 뻬면 자생력을 갖춘 곳을 찾기가 어렵다. 요금 경쟁 외의 다른 경쟁력도 찾기 힘들다"며 "알뜰폰업체가 너도나도 최저가 요금제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다른 편익을 제공하지 못해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린다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게 이치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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