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통신 맥락읽기] 전화 잘 터지면 됐지, 했던 그 회사들의 도전장

월드IT쇼 2026 관람객이 KT 전시관에서 KT AI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한때 통신사는 전화기 너머의 세상을 이어주는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로봇이 스스로 물건을 옮기고 인공지능(AI)이 웹사이트를 뚝딱 만들며...

[통신 맥락읽기] 전화 잘 터지면 됐지, 했던 그 회사들의 도전장

통신 3사 'AI 컴퍼니'로 탈바꿈 중

목소리 한 마디로 차량·로봇 조종

빠른 코딩·고객 응대·문서 제작도

월드IT쇼 2026 관람객이 KT 전시관에서 KT AI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한때 통신사는 전화기 너머의 세상을 이어주는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로봇이 스스로 물건을 옮기고 인공지능(AI)이 웹사이트를 뚝딱 만들며 목소리 하나로 차량과 기기가 움직이는 세상입니다.

올해도 개막한 월드IT쇼(WIS) 2026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부스 풍경은 사뭇 달랐습니다. 더 이상 이 회사들을 '통신사'라는 이름으로만 부르기 어려운 시대가 현장에서 목격됐습니다.

◇유리관 없이 돌아다니는 로봇…KT의 '피지컬 AI'

=광화문 광장을 형상화한 KT 부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관람객 바로 앞에서 유리관도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습니다.

이 로봇의 비결은 KT가 개발한 피지컬 AI 플랫폼 'K-RaaS'입니다. 로봇이 물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정보가 즉시 중앙제어시스템인 '엣지에이전트'로 전달됩니다. 지시를 내리는 사람 없이도 이동형 로봇이 알아서 물건을 싣고 정확한 위치로 이동하는 구조입니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듯한 모습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KT 부스에서는 이종 로봇들이 서로 소통하며 자율적으로 협업하는 장면도 시연됐습니다. CCTV가 박스 적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물류관리시스템과 연동하는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자체 AI 모델 '믿음 K Pro' 체험 공간에서는 "BTS 홍보영상을 만들어달라"는 한 줄의 명령에 순식간에 영상이 완성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또한 AI 카메라를 활용한 '모두의 캔버스' 앞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전시관 전광판의 주인공이 되는 체험도 가능했습니다.

KT는 이번 행사에서 6G, 믿음 K Pro를 포함해 총 27개의 혁신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6G 공간에서는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네트워크가 스스로 판단하고 소통하는 지능형 인프라의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지난 22일 SK텔레콤이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26 월드IT쇼'에 참가해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대한민국 AI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기술력 홍보에 나섰다. 사진=SKT

◇"홈페이지 만들어줘"…5000억개의 매개변수가 즉석 코딩

=바로 옆 SK텔레콤 부스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반투명 모니터가 입구부터 시선을 압도했습니다. 'All about AI(AI의 모든 것)'라는 콘셉트답게 864㎡의 대형 전시관은 네트워크 AI,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AI 모델,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등 5개 구역으로 빈틈없이 채워졌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정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초거대언어모델 '에이닷엑스(A·X) K1'이었습니다. 매개변수 5190억개 규모, 국내 최초의 기록입니다. 체험 공간에서 "에이닷 홈페이지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하자 코딩 화면이 순식간에 완성됐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존에서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조각처럼 나눠 분배하는 '페타서스 AI 클라우드', 업무 중요도에 따라 AI 자원을 최적화하는 '클라우드 매니저', 장애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가이아 시스템' 등 기업 고객을 겨냥한 기술도 공개됐습니다.

별도 체험 공간 '비전 시네마'와 '풀스택 야드'에서는 미니어처 물류센터에서 무선조종차를 직접 조종해 짐을 옮기는 체험이 진행됐습니다.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인기였습니다. 권영상 SK텔레콤 컴지원실장은 "생각을 넘어 현실을 움직이는 AI를 경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LG유플러스가 '월드IT쇼(WIS)'에서 처음으로 공식 단독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LG유플러스 공식 부스 조감도. 사진=LG유플러스

◇"목소리 하나로 차량도, 로봇도"…LGU+ 첫 단독 무대

=올해 월드IT쇼에 처음으로 단독 전시관을 마련한 LG유플러스는 '목소리'를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사람중심 AI(Humanizing Every Connection)'를 주제로 보이스 AI 기술을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대표 전시 기술은 능동형 AI 에이전트 '익시오 프로(ixi-O pro)'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에서 선보인 통화 AI 에이전트 익시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단순히 말을 알아듣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발화 맥락을 분석해 필요한 행동을 스스로 제안합니다. 차량이나 로봇 등 어떤 기기든 연결해 목소리로 제어할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부스 한쪽에서는 AI 고객센터 솔루션 '에이전틱 AICC'도 시연됐습니다. 상담사에게 최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고객 문제를 22%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됐습니다. LG그룹 자체 AI 모델 '엑사원 4.0'을 탑재한 어플라이언스 박스에서는 "소버린 AI를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10초 만에 국가별 사례까지 정리된 답변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영국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유니버설 에브리싱'과 공동 제작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Voice AI Media Art: Bloom'도  공개됐습니다. 관람객이 목소리를 입력하면 AI가 감정과 톤을 분석해 개인화된 식물 형태의 미디어아트로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다…협력으로 AI 생태계 구축

=전시장 밖에서도 통신 3사의 움직임은 분주했습니다. AI 서비스 경쟁력이 "필요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 쓰느냐"로 귀결되는 시대, 각 사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으로 그 답을 찾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2021년 슈퍼컴퓨터 '타이탄' 구축 때부터 시작된 협력을 바탕으로 A.X K1 학습에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데이터셋과 분산 학습 프레임워크를 활용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후속 모델 A.X K2에도 같은 협력 구조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소타K'를 출시했으며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믿음K 2.0', 오픈소스 기반 '라마K'까지 라인업을 넓히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기업 몽고DB와 MOU를 체결했습니다. AI 고객센터에 몽고DB 클라우드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자원 효율이 약 30% 개선되고 평균 상담 처리 시간이 약 7% 단축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전사 AI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통신사 간 경쟁의 핵심은 요금이나 커버리지뿐 아니라 얼마나 깊이 일상에 AI를 심을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