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가 새로운 AI 모델 Hy3(Hunyuan 3.0) 프리뷰를 공개했다. 전직 오픈AI 핵심 연구원을 영입해 개발한 첫 결과물로, 이전 Hy2 모델은 물론, 타사 모델과 비교해도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번 AI 모델로 중국 내에서도 바이트댄스나 알리바바에 비하면 AI 경쟁에서 뒤처져 있다는 세간의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텐센트는 14억 이상이 사용하는 위챗(WeChat) 생태계, 세계 최대의 게임 퍼블리싱 능력을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알리바바의 거의 2배에 달한다. 24일 기준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약 5714억 달러(약 785조원)로 중국 1위, 알리바바는 중국 2위지만 3148억 달러(약 433조원)다. 그러나 AI 사업에서는 공격적인 알리바바와 달리, 텐센트는 기존의 광고와 게임 추천 엔진에 AI 결합하는 수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어 '기술의 알리바바', '실용의 텐센트'로 구분돼 왔다.
그러나 실용 중심 노선은 텐센트의 자의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Hy3 모델이 복잡한 추론부터 코딩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오픈AI 출신 야오 순위(姚顺雨, Shunyu Yao)가 Hy3 모델 개발을 이끌었다. 야오 순위는 중국 칭화대를 거쳐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오픈AI에서 AI 에이전트 연구를 주도했다. AI 모델이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추론하는 '딥 리서치(Deep Research)'와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는 'CUA(Computer-Using Agent)'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I가 복잡한 문제를 단계별로 생각하며 해결하도록 하는 '생각의 나무(Tree of Thoughts, ToT)'와 'ReAct' 방법론의 창시자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하반기 무려 1억 위안(약 200억원)에 달하는 보상을 제안 받고 텐센트의 최고 AI 과학자(Chief AI Scientist)로 이직했으며, 텐센트 CEO 직속 'AI 인프라 부문'을 이끌고 있다.
텐센트는 AI 학습 데이터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 조직을 재편했으며, 올해 AI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를 50억 달러 이상으로, 전년 대비 두 배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틱(자율) AI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야오 순위 CAIS 영입 역시 이의 일환이다.
다른 AI 모델들과 Hy3 성능 비교. (자료 출처=허깅페이스)
Hy3 모델은 2950억 개(295B)의 파라미터를 갖지만 MoE(Mixture-of-Experts) 아키텍처로 실제 연산에는 210억 개(21B)만 활성화돼 비용 효율성이 높다. 이에 따라 100만 토큰당 입력 비용이 텐센트 클라우드 기준 약 1.2위안(약 230원) 수준이다. MoE는 거대한 단일 모델을 만드는 대신, 특정 분야에 특화된 여러 개의 '작은 전문가 모델(Expert)'을 모아놓은 구조를 뜻한다.
텐센트는 Hy3 모델이 중국 AI 모델 중에서는 최상위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텐센트에 따르면 SWE-벤치 베리파이드(SWE-bench Verified) 벤치마크에서는 74.4%를 기록했다. 이전 모델 Hy2의 53.0% 대비 약 40% 향상됐을 뿐 아니라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4.6의 80.8%와도 차이를 좁혔다. SWE-벤치 베리파이드는 실제 깃허브(GitHub) 내 프로젝트에서 버그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다.
또 복잡한 웹 검색과 정보 합성 능력을 측정하는 브라우드콤프(BrowseComp)에서 67.1%의 점수를 보였다. 이 분야 1위인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4.6의 76.2%, 오픈AI의 GPT-5.5 프리뷰 73.8%에는 못 미치지만 구글 제미나이 2.0 울트라(65.4%), 딥시크 V4(62.8%)에는 앞선다. 또 2026년 봄 칭화대학교 수학 박사 자격시험에서 평균 88.4점을 기록하며 중국 내 AI 모델들 중 1위를 차지했다.
와일드클로(WildClaw) 벤치마크는 텐센트가 자사 Hy 모델 시리즈의 성능을 증명하기 위해 자체 설계, 발표한 실무형 AI 에이전트 평가 지표다. AI가 웹 검색, 도구 사용, 코드 실행 등을 통해 복잡한 워크플로를 스스로 완수하는 능력을 점수화하며, 여행 계획 짜기, 데이터 분석과 보고서 작성, 소프트웨어 버그 수정 등 사람이 실제 업무에서 겪는 다단계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야오순위 박사가 강조하는 '추론과 행동의 결합(ReAct)' 능력을 가장 변별력 있게 측정하도록 설계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자료 출처=허깅페이스)
Hy3 모델은 오픈클로를 지원하며 챗봇, 코딩 툴, QQ(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텐센트 제품 전반에서 사용할 수 있다. 텐센트는 지난달 오픈클로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차량 호출부터 호텔 예약까지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돕는 AI 에이전트를 자사의 핵심 슈퍼앱 ‘위챗’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텐센트 역시 문샷 AI(Moonshot AI), 스텝펀(StepFun) 등 여러 AI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 이에 따라 텐센트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텐센트는 딥시크의 첫 번째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해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금까지 외부 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외부 투자를 유치한다. 투자 유치 목표는 3억 달러이며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딥시크의 기업가치는 약 2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박현선 전문기자
댓글
0